모두에게 일곱 빛깔 문화를, 무지개다리사업

제3기 경남문화기자단 조성우

‘문화인이 평등의 진정한 시도이다‘ 문화와 예술을 즐긴다면, 궁극적으로 진정한 평등을 실천한다는 뜻의 말이다. 또 다른 뜻으론 문화와 예술을 즐기는 것이 얼마나 훌륭하고 즐거운 일인지 알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문화와 예술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인종 나이 혹은 종교, 다양한 이유로 사람들이 문화를 제대로 향유하지 못하고 있다. 무지개다리사업은 바로 그런 이들을 위한 사업이다.

사업설명회가 열리는 문화대장간 풀무

사업설명회 안내 배너

지난 4월 3일 창원의 문화대장간 풀무에서 무지개다리사업 공모 설명회가 열렸다. 무지개다리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 다양성 확산을 위한 대표 사업으로 올해 5년째 진행되는 사업이다. 또한, 우리 사회 내 다양한 소수문화계층의 문화표현 기회 확대와 문화교류 및 소통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오후 3시에 시작한 사업 설명회는 20명이 넘는 인원임에도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며 크게 3가지 시간을 가졌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김우태 문화정책부장의 인사말, 이철승 경남이주민센터 대표의 무지개다리사업 관련 특강, 본격적인 무지개다리사업 안내였다.

문화다양성에 대해 특강 중이신 이철승 대표

사업 설명 중이신 김우태 문화정책부장님

시작은 김우태 문화정책부장의 인사말이었다. 올해로 5년째를 맞은 사업이 문화예술위원회에서 경남문화예술진흥원으로 주관처가 전환된다는 사실을 전했다. 또한 ‘무지개다리사업이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좋은 세상을 만들길 바란다’며 성공적인 사업의 진행을 빌었다. 곧이어 초청된 경남이주민센터 이철승 대표의 특강이 이어졌다. 특강은 우리나라의 다문화 인식과 이주민들을 위한 다문화 축제인 MAMF(Migrants' Arirang Multicultural Festival)에 관한 주제로 진행되었다. 올해로 13회를 맞이한 MAMF축제는 우리나라 인구의 4%를 차지하는 이주민들의 문화적 권리 보호를 위한 것으로, 문화다양성 확산과 소통을 목표로 하는 무지개다리사업과 깊은 관계가 있다. 이철승 대표는 “MAMF는 이주민들과 소수자들의 문화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 열리며, 매년 약 3만명의 이주민들이 참여해 각국의 문화를 공연과 행진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기회를 얻는다.” 라고 설명하였다. 이후 약 30여 분간 이주민들의 다문화 인식과 MAMF축제에 관한 설명이 이어졌다.

특강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사업 설명회가 시작됐다. 첫째로 지난해 12월 28일 경상남도교육청에서 문화다양성 교육에 대한 조례가 제정되어 지역 내 활동가들을 통해 도내 학교에서 관련 교육을 시행할 때 인력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와 관련해 참석자들에게 많은 참여를 부탁하기도 했다. 둘째로 무지개다리사업의 개요를 설명했다. 우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며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주관하여 시행되는 사업이며 공모 대상은 도내의 소외계층 관련 기관 및 단체라 밝혔다. 하지만 여성가족부의 다문화가족 지원사업 등 각종 유사, 중복되는 사업들은 지원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덧붙였다. 사업은 올해 5월에서 12월까지 진행되며 사업비는 1억 5천만 원(국비 1억3천, 자체기금 2천만 원)이다. 또한 기존 사업이 문화예술인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 공모 대상을 모으는 것만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돼 이번 사업은 보다 소외계층에 집중하리라 밝혔다. 한 가지 더 기존 사업과 변화된 점은 사업 지원금의 예산집행이 전문 코디네이터를 채용해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직접 집행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하여 참석자들이 혼란스러워했지만, 기존의 예산집행이 절차가 매우 까다로웠고, 이를 개선하려는 방법임을 듣자 수긍하였다. 하지만 아직 변화된 점들에 관해 익숙하지 않은 듯 보였다. 셋째로 인터넷 방송 팟캐스트를 통한 토크콘서트를 진행하여 인식 개선을 꾀하고 홍보 활동을 한다고 밝혔다. 기존 언론을 통한 인식 개선의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플랫폼을 통한 홍보 활동을 시도해 아직 만연해 있는 소외계층의 차별을 해소하는 것이 목표라 덧붙였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에 대해 참석자들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지는 않았지만 대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업설명회 모습

수화로 사업설명회를 듣고있는 참석자의 모습

사업설명회 모습

이후 사업 설명이 모두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예상보다 많은 질문이 있었고 주최 측에서는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였다. 특히나 여러 참석자들이 변경된 예산 집행 방법에 관해 질의했고, 자세한 답변이 이어졌다. 청소년 음악을 가르치는 단체를 운영하는 한 참석자는 “문화예술인들은 예산 집행 등 금전적인 측면에서 부담감이나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 전문 코디네이터를 통한 집행이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주최 측은 이번 무지개다리사업에 대해 “종교, 세대, 성별 같은 우리 사회 속 많은 갈등을 문화예술을 통해 해소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밝히며 “예를 들어 탈북자들을 위한 심리적 박탈감을 헤아려 사회 속 갈등을 미리 해소할 수 있다면 갈등비용과 분쟁들을 훨씬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무지개다리사업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추진되는지 한 번에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주관하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과 각종 단체 참석자들의 열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었던 탓일까. 사업 설명회가 모두 끝난 후 시계는 어느덧 4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지만 모두 무지개다리사업에 관해 열정적이었다. 특히나 청각 장애우인 참석자가 수화를 하시는 일행과 동행해 참석하신 모습은 큰 충격이었다. 아직도 도내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지 못하고 존중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사업이 추진되고, 이렇게 열정적인 사람들이 참여해 다리를 놓아준다면,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모두가 빛나는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