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복합문화예술공간 김해 레트로 봉황을 아시나요?

제3기 경남문화기자단 오미솔

유행은 돌고 돌아서 요즘 레트로가 유행이다. 디자인, 패션, 음악, 등 사람들은 레트로에 열광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도피처를 찾는 것일까? ‘레트로’는 복고주의를 지향하는 하나의 유행, 패션 스타일인데 회상, 회고, 추억이라는 뜻의 영어 ‘Retrospect’의 준말로 옛날의 상태로 돌아가거나 과거의 체제, 전통 등을 그리워하여 그것을 본뜨려고 하는 것을 말한다.

1970년대 후반까지의‘Retro’는 ‘뒤로’ 혹은 ‘되받아’의 뜻을 가진 접두어로서‘Pre’의 반대 의미로 사용되어 오다가 음악과 패션, 디자인 등에서 빈번하게 등장하여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게 되자 신조어로서 명사화되었다.

최근 레트로는 단순한 역사의 재현이 아니라 역사적인 모든 요소들이 임의적으로 절충과 융합을 이루어 나타난 형태로서 다양한 대중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의 의미를 가지므로 20세기 말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지배적인 문화 현상으로 떠오른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쇠락한 회현동 일대 구도심을 20, 30대 사이에서 '봉리단길' 로 새롭게 불리면서 젊은이들의 발길이 잦아지는 등 음식점, 카페, 빈티지옷가게, 뜨개질방, 작가 작업실들이 생기면서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으로 탄생했다.

레트로봉황 입구

같은 봉황동의 봉리단길 메인거리 뒷 편에는 옛날 섬유공장자리에 둥지를 잡은 ’레트로 봉황‘이 있다. ‘레트로 봉황‘의 ‘레트로 (Retro)‘는 단순한 역사의 재현이 아니라 현재라는 시간적 상황을 과거의 아이디어를 차용하여 표현함으로써 과거의 시간을 현대의 시대 상황에 맞추어 작가의 주관을 통해 표현하며 현대 문명에서 느껴지는 속도감의 불안 대신 친숙함과 편안함을 추구한다.

레트로봉황의 청년작가들

작년 12월에 오픈한 ’레트로 봉황‘은 김해 출신과 경남의 출신 청년작가와, 지역 청년들이 모여 직접 인테리어 구상을 하고 셀프로 시공했다. 복고주의를 지향하기 때문에 공간 내 모든 가구와 소품들이 빈티지 제품이며 순수 예술인들의 기부로 운영되는 비영리 문화예술단체이다. ’레트로 봉황’에 실질적인 운영을 하는 작가 남효진(29)씨는 평소 세라믹을 통한 작업을 많이 선보였는데 작업이 매우 흥미롭다. 창원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로 조소를 전공하면서 흙을 좀 더 다양한 시각으로 접한 남작가는 흙과 섬유라는 재료는 인간생활에 가장 밀착되어있는 생활필수품이자 미적 조형언어로 우리 삶에 실용적인 기능과 예술적인 역할을 동시에 해왔다고 이야기한다.

최근 작업인 ‘MUSUBI’는 마치 꽈리를 튼 밧줄 같기도 하고 갈고리 같기도 한데 일본어로 ‘엮다‘, ‘ITO’는 ‘실’을 의미한다. ‘엮다’는 씨실과 날실이 엮여 직조가 되듯이 우리의 삶과 예술과의 관계를 엮는다.

예술과 우리의 삶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청년작가들이 조성한 문화예술 창작공간은 시민공유의 기회를 마련하고 지역문화예술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미술학과 하나 없는 김해시에 순수예술작업을 하는 청년작가들은 아주 드물지만 창작공간과 소통할 공간의 ‘레트로 봉황’을 거점으로 각 분야의 청년예술가들의 커뮤니티가 조금씩 형성되고 되고 있다.

레트로봉황에 모인 지역 청년예술가들

남작가는 ‘서로가 추구하는 바는 달라도 삼삼오오 모이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으며 ‘예술은 어렵다’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일상생활 어디서나 예술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구도심 봉황동에 문화예술의 활력을 불어 넣고 싶다‘ 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녀는 예술이 지역민들에게 더욱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김해지역의 상징성 있는 콘텐츠도 좋지만 지역청년들의 새롭고 젊은 시선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발견하고 창작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구도심으로 이제 슬럼화되어 청년들이 빠져나가고 활력을 잃어버린 김해 봉황동에 ‘레트로 봉황’이 문화콘텐츠와 문화향유를 증대시킬 수 있는 문화프로그램을 인스타그램에 홍보하고 올해 4월 말부터 진행 할 예정이라 전했다.

또 한 최근 3월 김해 낙동강 줄기를 따라서 부산 구포시장에 위치한 ‘레트로 덕천’은 ‘레트로 봉황’과 연계하여 지역 내 쇠퇴한 청년문화예술에 힘을 보탠다. 이렇듯 ‘레트로봉황’의 지역 네트워크를 구축으로 청년문화예술발전의 시너지가 되며 청년예술가와 시민을 잇는 문화예술 커뮤니티의 새로운 대안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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