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 아트프로젝트 마켓

제3기 경남문화기자단 강상오

날씨가 흐릿했던 11월의 마지막 토요일, 진주에서 아주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서점인 ‘진주문고’로 향했다. 날씨가 좋지 않은 토요일이었는데도 나들이 가는 사람들이 많은지 고속도로는 이동하는 차량행렬이 이어져 예상시간보다 더 오래 걸렸다.

오늘은 ‘진주성 아트프로젝트 마켓‘이라는 이름의 작은 행사를 보러 간다. 나의 성씨가 ’진주 강씨‘인데 나는 진주에 대해 잘 모른다. 진주 하면 그냥 진주성과 남강 정도만 어렴풋이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마켓에서 어떤 작품들을 볼 수 있을지 살짝 설레는 마음으로 현장을 찾았다.

진주문고 1층에는 진주콘텐츠관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처음 가본 진주문고는 동네 서점치고 제법 큰 서점이었다. 건물의 3개 층을 서점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4층에는 지역의 독립 출판사가 들어와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또한 진주문고의 대표가 ‘지역 콘텐츠‘에 관심이 많아 서점 내에는 ’진주 콘텐츠관‘이 별도로 구성돼 있기도 했다.

날씨가 추워 서점 실내에서 진행된 아트마켓

진주성 아트프로젝트 마켓은 원래 진주 문고 앞 야외에서 진행 되었었는데 이번 행사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따뜻한 실내인 진주문고 1층과 2층에서 열렸다. 그 덕에 서점을 찾는 사람들이 주요 방문객이 됐고 외부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었다.

현장에 도착해 서점 안으로 들어갔다. 보통 한 동네의 거리를 가득 메우는 보통의 프리마켓 행사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작고 아담한 사이즈의 몇몇 전시 공간을 보고 살짝 당황스럽기도 했다. 가만히 보니 그도 그럴 것이 100% 수공예로 만들어진 작가님들의 작품은 작은 테이블 하나에도 여러 가지가 전시되고 있었다.

전부 수작업으로 만든 다양한 아트상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번 아트프로젝트는 ‘진주모아’라는 이름으로 진주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분들이 스스로 협업하여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한다. 총괄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이미경 작가는 ‘이 프로젝트가 꾸준히 진행될 수 있게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여러 가지 고민을 털어 놓기도 했다.

진주 촉석루 사진을 넣은 수유등

이 날 현장에 전시된 작품들은 기본적인 수공예 액세서리부터 사진작가, 화가와 콜라보를 통해 제작된 ‘진주성‘ 아트 상품을 다양하게 볼 수 있었다. 나무를 부분 부분 태워서 진주성을 나무에 새겨 넣은 나무 공예 작품, 그리고 진주성을 촬영한 사진작가의 사진을 수유등에 새겨 넣어 조명을 결합한 진주성 수유등과 같은 작품들이 특히 눈에 띄었다.

이 날 아트프로젝트에 함께한 작가는 총 다섯 명으로 화가, 사진사, 목공예가 부터 초콜릿 아티스트, 북 아티스트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었다. 다섯 명의 작가들은 모두 진주시 관광기념품 공모전에 참가해 수상한 분들이라고 했다.

다섯 작가들의 아트상품은 진주문고 1층 ‘진주 콘텐츠관’ 공간을 비롯해 서점의 잉여 공간을 활용해 전시됐다. 그리고 2층을 계단을 올라가 처음 나오는 좌측벽면 전체에는 미술작품이 전시됐다.

진주문고 3층에 마련된 캘린더 원화전

마켓을 둘러보고 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어려운 점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이런 지역 콘텐츠 아트 상품은 해당 지역 시민들에게는 거의 판매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간간히 판매되는 상품들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관광객들이 대상인데 그 판매량도 극히 적어 이런 상품으로 수익을 발생 시키는 데는 어려움이 있어 계속 이런 활동을 해 나가는데 있어 어려움이 많아 지원이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 지역 콘텐츠 개발의 필요성과 더불어 관련 기관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됐다. 취재를 마치고 현장을 나오면서 ‘내년에도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인사를 전했다. 내 마지막 인사처럼 내년에도 이런 지역 콘텐츠 개발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