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향 통영의 맥을 이은 제15회 통영연극예술축제가 오는 7월 7일부터 16일까지 펼쳐진다. 통영은 신 연극의 요람으로서 연극예술자산을 보전하고 전국 규모의 연극예술 단체 교류, 소극장 활성화 등의 노력을 전개해 왔다. 2021년부터 3년째 경상남도 지역대표공연예술제 지원 사업으로 선정될 만큼 내용이 알찬 통영연극예술축제는 올해 ‘창의적 다양성’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무대를 마련했다.

올해 프로그램은 TTAF 스테이지(콘텐츠창작, 이 시대가 주목할), 가족극 스테이지, 꿈사랑나눔 스테이지 등 크게 4개로 나눠 32개 단체 60개 행사로 꾸며진다.

7월 7일 오후 7시 30분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통영시민문화회관, 벅수골소극장, 생활 속의 공간 등 통영시 일원에서 열흘간 펼쳐질 무대를 간략히 소개한다. 공연을 3편 이상 관람하면 통영연극예술축제와 극단 벅수골의 다양한 굿즈 및 공연 티켓 선물 이벤트도 있으니 잘 챙겨 보길!

콘텐츠창작 TTAF 스테이지 

TTAF 스테이지-콘텐츠창작 무대에서 가장 먼저 소개할 공연은 개막작인 아트브릿지(서울)의 ‘조선 딴스홀’이다. 음울한 일제강점기가 배경이지만 관객과 배우 모두 ‘딴스’로 “대한독립만세!” 8세 이상 관람가인데다 관객참여형 공연이니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배움의 장이 되겠다.

두 번째 무대는 한국연극협회 통영시지부가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해 단원들과 공동 창작한 ‘곰팡이들’이다. 올해 통영연극예술축제의 폐막작이며 2022년 통영연극예술축제 희곡상 수상작이니 작품성은 말해 뭐할까.

<사진 1 - 아트브릿지 ‘조선딴스홀’> 

<사진 2 - 한국연극협회 통영시지부 ‘곰팡이들’>

이 시대가 주목할 TTAF 스테이지 

통영연극예술축제의 오랜 고민을 얼핏 엿볼 수 있는 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공연, 지역의 문화자원을 통한 문화자산 가치를 활용한 공연, 생활 속에서의 문화예술공연, 소외 지역·계층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공연 등 축제 무대를 통해 공연의 역할은 무엇인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극단 고도(창원)의 ‘해질역’은 지하철역 텅 빈 매표소에서 역무원을 기다리는 70대 여인에게 오래전 사별한 남편이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얘기다. 소극장 공연에 라이브 연주가 가미된 신선한 작품이다.

극단 맥(부산)의 ‘제2막’은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착안한 제목으로 고도를 기다리는 두 남자를 통해 인간 존재의 부조리성을 보여준다.

씨어터컴퍼니웃끼(원주)의 ‘아버지의 상자’는 소띠 집안에서 벌어지는 불편한 동거를 다룬다. 세대를 아우르는 따뜻한 가족애를 느끼고 싶다면 강력 추천한다. 제4회 말모이 연극제에서 우수작품상을 받았다. 특유의 강원도 사투리도 이 공연의 볼거리.

동숭무대(서울)의 ‘젊은 예술가의 반쪽짜리 초상’은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의 제목을 패러디한 작품이다. 혜성처럼 화단에 등장했다 사고로 얼굴 반쪽에 화상을 입은 뒤 은둔하는 한 화가와 어느 날 그를 찾아와 그의 자화상을 사겠다고 하는 부유한 노신사의 이야기다. 2022년 제22회 월드2인극페스티벌 기획 초청작으로 새롭고 참신한 연출을 느낄 수 있다.

극단 앙상블(대전)의 ‘안아주세요’는 중년 남자와 젊은 남자와 여자, 세 사람이 냉혹한 현실에서 고군분투하며 서로 보듬기 위해 손 내밀며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극단 노을(서울)의 ‘하녀들’은 프랑스 전위작가 장 주네의 ‘하녀들’을 번역한 오세곤 교수가 직접 연출한 무대다. 극단 노을은 50회 이상의 정기공연을 올린 예술단체로 타 장르, 타 분야와의 융합을 시도하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3 -극단 고도 ‘해질역’>

<사진 4 -극단 맥 ‘제2막’>

<사진 5 -씨어터컴퍼니웃끼 ‘아버지의 상자’> 

<사진 6 -동숭무대 ‘젊은 예술가의 반쪽짜리 초상’> 

<사진 7 -극단 앙상블 ‘안아주세요’> 

<사진 8 -극단 노을 ‘하녀들’> 

가족극 스테이지

동그라미그리기(부산)의 ‘팥죽할멈과 호랑이’는 익살스러운 전래동화 뮤지컬로 관객이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열린 연극이다. 24개월 이상 관람가. 

<사진 9 -동그라미그리기 ‘팥죽할멈과 호랑이’> 

꿈사랑나눔 스테이지

통영시민문화회관 야외마당과 로비, 생활 속의 공간에서 열린다. 불꽃쇼, 비눗방울, 드로잉 등 눈이 즐거운 퍼포먼스 공연을 비롯해 전통국악부터 판소리, 그림자극, 인형극, 마임,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공연이 펼쳐진다.

TTAF 스테이지보다 작은 규모지만 공연 테마를 까다롭게 엄선해 올렸다. 통영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전통연희는 물론 넌버벌 퍼포먼스와 해외 문화 콘텐츠까지 포함해 글로컬 콘텐츠 축제라는 정체성을 공고히 했다.

<사진 10 -인형극 ‘나와 오랑이’> 

통영의 특색을 살린 부대행사도 ‘쏠쏠’ 

개막일부터 통영시민문화회관 로비에서 ‘희곡북카페’라는 아트마켓, 스토어가 열린다. 통영의 문화자원을 활용했다 하니 한번 둘러보는 건 어떨까.

통영 하면 극단 벅수골을 빼놓을 수 없다. 극단 벅수골이 통영을 스토리텔링한 창작공연 시리즈 24편을 통영시민문화회관 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통영을 대표하는 유치환, 김춘수, 전혁림, 윤이상 등 예술가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여행 한 편 어떨까. 7월 12일 단 하루 진행되니 놓치지 않길 바란다.

이 밖에 여성 연극인 워크숍과 청년예술인 사업모델 구축 워크숍을 통해 지역 연극계를 활성화할 방안을 모색한다.

폐막식은 통영연극예술축제 희곡상 시상을 포함한다. 통영연극예술축제위원회가 국내 신인 및 기성 작가들을 대상으로 창작희곡을 공모해 창작극 활성화의 장을 여는 것이다.

통영연극예술축제는 통영을 넘어 지역의 문화예술을 충분히 다양하게 소개하고 그 지역의 가치를 대표할 수 있는 창의적 연극의 다양성을 보여줌으로써 지역 연극을 재조명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글로컬 콘텐츠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

■ 제15회 통영연극예술축제 전체 일정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