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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58 발행월 : 202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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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스페이스 음반제작지원사업 선정된 뮤지션 이사흘 씨, 흘러가는 생을 위로하는 따뜻한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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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50 / 23-05-30 글 정재흔 작가 / 사진 이사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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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포크 싱어송라이터 ━ 이사흘 씨


거창한 이유는 없고 ‘사’ 자가 좋았다. ‘사’ 자 뒤에 소리가 미끄러지는 ‘흘’ 발음이 오니 부드럽고 예뻤다. 

‘사랑하는 흘러감’이란 의미는 후에 붙였다. ‘버스커 이지은’ 이 ‘뮤지션 이사흘’로 불리게 된 연유다. 

인디 뮤지션 이사흘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감정과 사유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누구나 느끼지만 누구나 이와 같이 쓰고 부르지는 않는다.

 평범하고 흔한 것은 잊기 쉽지만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뮤지션 이 사흘이 쓰고 노래하는 것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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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이사흘씨_공연모습



2022 경남음악창작소 음반제작 지원사업에 선정

레코딩·마스터링, 재킷 디자인·CD프레싱 등 도움

오디오 믹싱만 외부 엔지니어에게 맡겨

개인 단독 발매 때보다 비용 크게 절감

예술인 지원사업·행정절차도 잘 알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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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이사흘씨_볕과 그늘 앨범 재킷


Q1. 지난해 10월 4일 EP앨범 ‘볕과 그늘’로 데뷔했다. 소개해 달라. 


평소에 일기처럼 쓰고 불렀던 곡을 담았다. ‘열애’, ‘꽃’, ‘볕’, ‘달’, ‘밤산책’이라는 5곡으로 이뤄진 앨범이다. 

발이 묶여 있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꽃, 자연스럽게 변하는 볕과 그늘의 자리, 그리고 누군가와 나의 관계, 이런것들로 가득한 살아감 속에 사색하는 모습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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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이사흘씨_공연모습


Q2. 2022 경남음악창작소 음반제작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어떤 도움을 받았나 


오디오 레코딩과 마스터링, 앨범 재킷 디자인과 CD프레싱이다. 오디오 믹싱만 외부 엔지니어에게 맡겨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 주변 인디 뮤지션들이 지원사업으로 앨범을 발매한 경우가 많아 나도 자연스럽게 지원사업을 떠올려 신청했다. 개인이 단독으로 발매할 경우 비용은 물론 시간도 꽤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원을 받게 되면서 예술인 고용보험이라든지 예술인 지원사업이나 행정절차에 대해서 좀 더 잘 알게 됐는데 앞으로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Q3. 언제 작사, 작곡에 관심이 생겼나 


학생 때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했다. 그땐 다룰 수 있는 악기가 없어서 작곡은 엄두를 못 냈고 그냥 부르는 것만 좋아했다. 2019년부터 버스킹을 시작했다. 버스킹을 하다 보니 주변 인디 뮤지션들과 친분을 쌓으며 같은 무대에 서곤 했다. 자기 노래가 있는 분들은 보면서 ‘나도 내 곡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기타를 배워 작사, 작곡 을 시작했다. 2021년쯤 내 노래로 처음 공연했던 것 같다.



다음 앨범은 식물 콘셉트로 발매할 생각 

‘볕과 그늘’의 수록곡 ‘꽃’과 이어지는 스토리라인 전개해 

나무에 관한 노래 써 포크 뮤지션 이사흘이 첫 앨범 발매 이후에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들려드리고 싶어




Q4. 기억에 남는 무대는 


데뷔 후 발매 기념 공연을 두 번 했다. 김해 연지공원 산책 음악회와 부산 오방가르드 공연장에서다. 제가 김해 사람인데 연지공원에서 산책을 자주 한다. 타이틀곡 ‘밤산책’도 연지공원을 산책하다 영감을 받았다. 그곳에서 산책음악회 에 와주신 분들께 언플러그드로 제 음악을 들려드리면 재밌겠다, 흔하지 않은 경험이 되겠다 생각해서 기획했는데, 같이 소풍 와서 놀러 온 느낌이 있어 정말 좋았다. 자연적인 주변 소음과 제 목소리, 풍경이 감각적으로 느껴지셨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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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이사흘씨_공연모습


Q5.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바뀌지만 타이틀곡 ‘밤산책’은 아직까지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다. 가까운 존재들과 접하며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고민과 어려운 감정의 근원은 결국 나 스스로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발생한다. 우리가 더욱 자신의 내면을 잘 돌보고 스스로 진실에 가까워져야 평온해지지 않을까 싶다



Q6. 다음 앨범 계획이 있나. 


식물 콘셉트로 생각하고 있다. ‘볕과 그늘’의 수록곡 ‘꽃’과 이어지는 스토리라인을 전개해서 나무에 관한 노래를 썼다. 꽃은 약하고 여린 존재로 느껴지지만 나무는 똑같은 식물인데도 그렇지 않다. 인디 포크 뮤지션 이사흘이 첫 앨범발매 이후에 이렇게 성장하고 있다 그런 느낌으로 들려드리고 싶다. 발매 계획은 구체적이지 않지만 제가 하기 나름 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퇴근하고 짬을 내서 작업실로 출 근한다. 오히려 힘들지 않고 마치 쉬는 시간처럼 재밌는 시간처럼 느껴져 즐겁다.



“제가 즐기면서 음악을 해야 남들이 내 음악을 좋아하지 않을까. 

어떻게 보여야겠다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드리고 

또 그 활동을 제가 즐기면 좋겠다.” 



Q7. 뮤지션으로서 지향하고 싶은 음악은. 


앨범 재킷을 디자인해주셨던 분이 제 목소리가 축음기를 닮았다고 말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참 좋은 얘기다, 내가 지향하는 음악과 같다고 느꼈다. 음향이 깨끗하지 않다(LoFi)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 어떤 과거든 미래든 어떤 한순간을 가져와서 현재에 듣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 LP를 하나씩 꺼내 듣듯이. 좀 더 날것의 느낌이 나면 더 좋고.




Q8. 어떤 뮤지션이 되고 싶은가.


그냥 음악을 꾸준히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사람.(웃음) 제가 좋아하지 않는 일이면 남들도 저를 봤을 때 티가 날 것이 다. 제가 즐기면서 음악을 해야 남들이 내 음악을 좋아하지 않을까. 어떻게 보여야겠다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드리고 또 그 활동을 제가 즐기면 좋겠다. 평범하게 하고 싶은 음악을 꾸준히 계속할 수 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Q9. 밤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다. ‘밤산책’을 듣는 분들께 한마디. 


밤에 산책하다가 벌레가 입 속으로 들어올 수 있으니 입 벌릴 때 조심하시라.(웃음)

이리저리 흔들리더라도 훅 불 면 꺼질 것같이 바람이 불어와도 작은 희망을 잃지 않고 은은하게 자리를 지키는 촛불처럼 살아가길 바란다.

좋은 밤 보내시길.




 밤산책


거리에는 온통 마음의 거울이 

모른 체 지날 수 없어 붉은 얼굴


마주 해야만 하는지

어렵기만 한 밤이 지나면


나는 눈을 꼭 감고

너 만나는 꿈을 꾸러 가네


우리라는 말이 나를 부르면

어느새 나는 그 안에 발을 딛고


빠져 나가지 않았지

버텨 내기만 바랐던


모난 나의 겨울을 보내고

바람들과 나란히 거니네


우리는 밤산책을 하네

아득한 반짝임을 보네

멀어도 분명하다 하네

우리의 마음 안에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