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트렌드 영화인 꿈꾸는 청년들 “레디 액션!” 2023 경남영화아카데미 원데이 워크숍 현장을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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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53 / 23-08-29 글 정재흔 작가 / 사진 미디어센터내일 제공본문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영화인을 꿈꾸는 경남 청년들을 위해 ‘경남영화아카데미’를 개설한 지 어언 3년이다. 다년간의 노하우를 축적해 매년 더 탄탄한 커리큘럼을 선보이고 있는 경남영화아카데미. 무더위가 기승이던 8월의 원데이 워크숍 현장을 찾아가 영화인을 꿈꾸는 청년들을 만났다.
사진 1) 실습작품 촬영 시작
사진 2) 각 과정별로 분주한 촬영 현장
영화 관련 지역 청년 인재 양성 위해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
시나리오, 연출, 촬영, 제작 총 4개 과정 무료로 운영
‘2023 경남영화아카데미’는 지역 청년 인재 양성을 위해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주최하고, 미디어센터내일이 주관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전공과정으로 시나리오, 연출, 촬영, 제작 총 4개 과정을 운영한다.
특히, 수강생과 영화인이 직접 대면해 경험을 나누는 ‘사람책 프로그램’, 초단편영화를 하루 동안 촬영해 보는 ‘원데이 제작 워크숍’을 새로 추진하고 실습작품 제작 지원비를 증액하는 등 지난해와 차별점을 뒀다.
영화에 관심 있는 경남 거주 청년(만 19세 이상~39세 이하)을 대상으로 전 교육과정을 무료로 운영한다.
주 강사진으로는 전주국제영화제 장편 한국경쟁 대상 수상작 ‘정순’ 및 웹드라마 ‘좋좋소’를 촬영한 정진혁 촬영감독이 촬영과정을 맡았고, 부산독립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 ‘빛과 철’의 배종대 감독이 연출 과정을 맡았다.
영화 ‘우리들’의 제작이사이자 영화사 (주)아토의 제정주 대표가 제작과정을 맡았으며 장편 데뷔작 ‘태어나길 잘했어’로 오사카아시안필름페스티벌에서 재능상을 받은 최진영 감독이 시나리오 과정을 맡았다.
2023 경남영화아카데미는 전문 강사진과 탄탄한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지난 7월 14일 입학식부터 지금까지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실습작품 시사회가 11월이기 때문이다.
사진 3) 실습 단편영화 '사랑은 주짓수처럼’에 출연한 배우들
사진 4) 실습 촬영에 진지한 수강생
수강생들 한나절 동안 함께 땀흘리며
4분 분량 초단편 영화 만드는 실습 등
제작 현장 직접 겪어보며 기본기 다져
올해 처음 추진하는 원데이 제작 워크숍
경남영화아카데미 수강생은 김해영상미디어센터에서 전공과정을 교육받고 있다. 이날 원데이 워크숍은 인근의 김해문화의전당 일원에서 개최됐다.
워크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오전 9시. 날씨는 이미 영상 30℃를 넘을 정도로 무더웠다. 수강생들은 흐르는 땀을 연신 수건으로 닦아내고 배우는 이마에 달라붙은 앞머리를 떼어내며 촬영에 임하고 있었다.
워크숍 일정상 긴 호흡의 작품을 올리지 못해 4분 분량의 단편 코미디 영화 ‘두근두근 영춘권’을 각색해 ‘사랑은 주짓수처럼’을 촬영하기로 했다. 4분 분량의 단편영화를 하나 만드는 데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한나절이 소요됐다.
올해 수강생들은 총 25명. 시나리오 7명, 연출 7명, 촬영 6명, 제작 5명. 이날 워크숍에서 이들을 지도하고 현장을 감독하는 인물은 배종대 감독이었다.
연출 과정 이용준 씨는 수강생들 중에서 현장 경험이 있는 편이다.
“저는 스무 살 때 필름메이커스에서 동아리처럼 장난으로 찍은 게 한 번 있고 학교 다니면서 공모전에 출품한 게 하나 있었어요. 영상PD로 취업을 해서 1년 가까이 일해 본 적도 있고요. 그런데 배종대 감독님 덕분에 경험치가 짧은 시간에 엄청 늘었다고 할까요. 감독님이 실제 현장이랑 똑같이 만들어 주시니까 저희가 영화 제작 프로세스를 직접 체험해서 제 것으로 만드는 데 크게 도움이 됐죠.”
사진 5) 원데이 워크숍 1
사진 6) 원데이 워크숍 2
수강생들은 팀별로 실습작품 제작
오는 11월 수료식에서
이들이 만든 단편영화 시사회 열려
동부 경남지역 청년 대거 유입
2021년부터 시작한 경남영화아카데미는 지금까지 문화대장간 풀무가 있는 창원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지난해 일부 수업을 진주에서 진행한 것 외에는 전 과정을 김해에서 교육하긴 처음이다. 올해는 그 덕분에 김해나 양산 등 동부 경남 거주 청년들이 대거 유입됐다.
김해에 거주하는 문소정 씨는 아카데미 수강생 모집 공고를 보고 제작 과정에 신청했다.
“저는 영화 쪽 일을 하고 싶었어요. 현장 경험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실제로 일하기까지에는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지원했어요. 영화를 직접 찍을 수 있게 제작비를 지원해 준다는 게 제일 좋았어요.”
촬영 과정의 선채민 씨가 사는 곳은 양산이다.
“아카데미가 지금 3기째라는데 저는 올해 처음 알았거든요. 양산에서 김해로 오는 대중교통이 많이 없어서 불편하긴 하지만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아요. 경남에서는 영화 제작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으니까.”
사진 7) 원데이 워크숍 2
사진 8) 원데이 워크숍 3
사진 9) 원데이 워크숍이 진행 중인 김해미디어전당 일원
단편영화 제작 실습에 총 제작비 810만 원 지원
원데이 제작 워크숍 이후 아카데미 수강생들은 각 팀별로 실습작품을 제작하게 된다. 시나리오 전공 수강생들이 집필한 작품 중 3편을 선정해 각각 영화제작비 270만 원을 지원한다. 오는 11월 예정된 수료식에선 이들이 제작한 단편영화를 볼 수 있는 시사회가 함께 열린다.
시나리오 과정의 김관욱 씨는 8월 말 있을 시나리오 심사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원래 연출을 지망했는데 정원이 차서 시나리오로 바꿨어요. 제가 아직 20대긴 하지만 겪어보지 않은 걸 상상하는 게 재밌어서 30대 후반의 로맨스를 쓰고 있어요. 이제 초고를 다 썼는데 최진영 감독님이 계속 조언해 주셔서 좀 더 발전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는 괜찮았는데 감독님이 ‘이런 것들이 추가되면 좋겠다’ 하셔서 보면 맞는 말씀이거든요. 내가 좀 부족했구나 싶어요.”
시나리오가 확정되면 마음이 맞는 수강생들끼리 팀을 이뤄 영화 제작에 들어가게 된다. 김관욱 씨는 벌써부터 눈여겨 봐둔 스태프가 있다고 슬쩍 귀띔했다.
수강생들은 수료 이후에도 연락을 이어가며 작품을 함께하기도 한다. 경남영화아카데미를 통해 이론 지식과 실무 경험뿐 아니라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021년부터 추진된 경남영화아카데미를 통해 2년간 총 28명의 청년 영화인이 배출됐다. 지속적인 사업으로 경남 영상산업 저변 확대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