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이슈 화가 전혁림, 미디어 파사드로 다시 태어나다 (주)브리스트, 지역특화콘텐츠개발 지원사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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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55 / 23-10-30 글 김규남 작가 / 사진 ㈜브리스트 제공본문
경남을 대표하는 바다의 화가 전혁림 화백의 작품이 (주)브리스트의 뛰어난 기술력과 만나 미디어 파사드로 다시 태어났다. <전혁림, 영원한 빛> 미디어 아트가 지난 10월 14일부터 11월 26일까지 경남도민의 집 1층 전시실에서 여섯 가지 테마로 열리고 있다.
그동안 평면으로 봤던 화백의 작품이 미디어 아트가 되어 도민들에게 선보였고, 관람객들은 거대한 캔버스에 펼쳐진 익숙하고도 낯선 작품을 보면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사진 1> <사진 2> 경남도민의 집 1층 전시실에서 여섯 가지 테마로 열리고 있는 <전혁림, 영원한 빛> 미디어 파사드.
<전혁림, 영원한 빛> 11월 26일까지 도민의 집 전시실서
경남을 대표하는 추상화가인 전혁림 화백의 작품이 기술과 만나 도민의 곁으로 다시 찾아왔다. 전혁림 화백은 코발트블루 색감의 통영 바다, 한국 전통의 오방색,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구성 등 독특한 작품세계를 가지고 있어 ‘한국의 피카소’로 불리고 있다.
화백이 남긴 3,000여 작품 중에서 6개의 작품이 2D 모션그래픽 편집, 다중 프로젝션 맵핑 등의 기술과 만나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미디어 파사드로 재탄생했다. 그동안 벽에 걸린 그림을 통해 만났던 회화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 새롭게 만나볼 수 있다.
<사진 3> <사진 4> <전혁림, 영원한 빛> 미디어 파사드를 관람하는 관객들.
“경남의 정체성을 담은 미디어 아트를 만들고 싶어 주제를 고민하다 경남을 대표하는 전혁림 화백을 주제로 정했습니다. 전혁림미술관에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좋은 작품들로 미디어 아트 작업을 추진했습니다.”
<사진 5> 안승호(왼쪽) 브리스트 대표와 전영근(오른쪽) 전혁림미술관 관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23 지역특화콘텐츠개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이 사업은 경남의 전통적, 역사적으로 고유한 자산, 지역 상징성을 포함한 소재 등 지역에서 개발하고 제작돼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번 사업을 맡은 (주)브리스트는 경남의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복합문화공간을 활성화하기 위해 경남도민의 집에 처음으로 미디어 파사드 형식의 전시를 선보였다.
“지역특화콘텐츠개발 지원사업이 아니었으면 이런 시도를 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일반 기업이 사업비를 들여서 하기는 힘든 부분이었거든요.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지원 덕분에 도민들이 미디어 파사드라는 새로운 형태를 통해 마음속에 문화를 채우고 경남 문화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 6> <전혁림, 영원한 빛> 미디어 파사드 전시실에서 김종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과 안승호 브리스트 대표, 전영근 전혁림미술관 관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색채의 마술사’ 전혁림 화백 다시 보기
이번 전시는 전혁림 화백의 대표적인 작품들과 함께 총 6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빛나는 예술의 혼’ 테마에서는 전혁림 화백의 자화상을 중심으로 전혁림을 나타내는 텍스트를 다양하게 넣어 미디어 아트로 표현했다.
‘삶의 희망과 원천’ 테마에서는 바다 위에 얽히고설킨 돛배들, 돛과 돛 사이, 아침 해가 들어온 붉은 바다 등 한국전쟁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소년의 순순한 시선’ 테마에서는 <꽃과 나비><봄> 등 순수했던 소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자연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림 속 나비가 아름다운 꽃 위를 날아다니는 모습에서 아름다운 봄을 상상하게 한다.
‘코발트블루 바다의 화가’ 테마에서는 <운하교><충무항> 등 화백이 사랑한 통영의 코발트블루 색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바다 위를 배가 떠다니고,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통영의 풍경이 미디어 아트가 되어 더욱 푸르게 느껴진다.
‘전통에 감탄하다’ 테마에서는 화백이 즐겨 그리던 <민화적 풍물도>가 미디어 아트로 새롭게 선보인다. 그림 속 물고기가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에서 미디어 아트만의 새로운 상상력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마지막 테마인 ‘색채의 마술사, 끝없는 열정’에서는 <새 만다라> 작품이 미디어 아트로 선보인다. 기존 만다라의 시각적인 요소와 구성을 차용해 미디어 파사드다운 새로운 만다라를 표현했다.
<사진 7-1> 전혁림 화백의 작품 ‘통영항’.
<사진 7-2> ’통영항‘이 미디어 파사드로 새롭게 탄생했다.
(주)브리스트, ‘경남’을 미디어 아트로 재현하다
이번 프로젝트를 맡은 (주)브리스트는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 입주기업으로 경남의 문화예술을 다양하게 선보여 왔다. 지난해에는 지역특화콘텐츠개발 지원사업으로 남해군 이순신 돔 영상관의 360도 파노라마 노량해전을 소재로 한 몰입형 콘텐츠 ‘노량의 물빛’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회화 작품은 주로 고정된 채로 벽에 걸려 있고, 관람객들이 그림을 보면서 상상하잖아요. 그림에 움직임을 주고 저희만의 상상력을 더해서 파도가 치고 갈매기가 날고 나비가 날아다니면 사람들에게 더 새로운 경험을 전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새로운 경험, 회화에서 느끼지 못했던 부분들을 극대화해서 새로운 시선을 전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림뿐 아니라 그림이 움직일 때 나오는 음악까지 온전하게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작품에 빠져들 수 있도록 가장 적합한 클래식 음악을 선정해 미디어 파사드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했다. 꽃과 나비가 노니는 장면에서는 차이콥스키의 ‘꽃의 왈츠’가 흘러나오고, 통영항 풍경이 펼쳐질 때는 차이콥스키 ‘사계’ 중 ‘뱃노래’가 흘러나온다.
<사진 8-1> 전혁림 화백의 작품 ‘꽃과 나비’.
<사진 8-2> ’꽃과 나비‘가 미디어 파사드로 새롭게 탄생했다.
디지털 캔버스에 새롭게 그려진 그림
도민의 집에서 선보인 첫 번째 미디어 파사드 전시를 위해 그동안 회화 전시 중심이었던 공간을 미디어 파사드에 적합한 공간으로 완벽히 변모시켰다.
이번 전시를 통해 도민의 집 공간이 얼마든지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덕분에 도민들은 새로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다.
(주)브리스트는 이 첫 단계를 뛰어넘어 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도민들이 더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기술력을 더 확장해서 손을 뻗으면 빛이 보이거나 발로 밟으면 물고기들이 모여드는 등 상호작용 기술을 넣을 수 있거든요.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서 도민 여러분께 더욱 신선한 경험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처음 미디어 파사드를 접한 관람객은 익숙한 작품을 낯선 화면에서 만나는 것을 어색해하기도 했다. 어떻게 감상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관람객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미디어 파사드가 펼쳐지는 16분 동안 관람객들은 앉거나 서서, 혹은 작품 속으로 걸어 들어가 자유롭게 작품 속으로 빠져들었다.
<전혁림, 영원한 빛> 미디어 파사드는 당초 10월 29일까지 예정됐는데 도민들의 호응이 너무 좋아 11월 26일까지 4주 더 연장됐고, 리뷰 이벤트도 진행할 것이라고 한다.
이번 <전혁림, 영원한 빛>은 미디어 아트라는 새로운 문화예술 분야를 선보이는 자리이자 경남을 대표하는 전혁림 화백을 재조명하는 뜻깊은 전시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