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이슈 웹드라마 ‘온온(on溫)’ 제작한 ‘콘텐츠잇다’ 로컬 콘텐츠로 지역과 청년을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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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56 / 23-11-29 글 정재흔 작가 / 사진 ‘콘텐츠잇다’ 제공본문
OTT 숏폼의 강자 ‘좋좋소’는 유튜브 채널로 시작해 왓챠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자리 잡은 웹드라마다. 제작사 디테일스튜디오가 일주일 만에 편당 10분 내외의 저예산 웹드라마 5편을 만들었고 첫 편은 업로드 2주 만에 100만 뷰 달성 신화를 기록했다. 제작자도 부산, 연기자도 부산이며 대기업의 제작지원도 유명 배우의 출연도 없었다.
경남의 콘텐츠기업 ‘콘텐츠잇다’도 웹드라마·웹예능을 제작하는 지역 제작사다. 창원 올로케이션이며, 배우는 물론 제작사 대표들도 창원 사람이다.
지역 제작사로서 콘텐츠 대박과 지역 상생을 꿈꾸는 ‘콘텐츠잇다’ 김용현 공동대표를 만났다.
김용현 ‘콘텐츠잇다’ 공동대표
백정식 ‘콘텐츠잇다’ 공동대표
창작 웹드라마 ‘온온(on溫)’은
젊은 세대들의 일상을 다룬
5~10분가량의 지역 숏폼 콘텐츠
‘콘텐츠잇다’ 간단히 소개를 부탁한다.
2021년 로컬크리에이팅과 영상제작 목적으로 설립한 제작사다. 영상 콘텐츠 기획, 발굴, 제작을 전문으로 하고 있고 현재 다중 채널 네트워크(Multi Channel Network·MCN)를 운영하면서 디지털 미디어 창작자를 양성하고 관련 콘텐츠도 개발하고 있다. 사명은 ‘당신의 콘텐츠와 세상을 잇다’는 의미다.
백정식 공동대표와는 중학교 동창인데 저는 연극·영화가 전공이고 그는 수학을 전공했다. 서로 영상 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있어 지역 소재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다년간 고민하던 찰나에 좋은 기회가 있어 창업했다. ‘덕업일치(자기가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직업으로 삼음)’가 된 것이다.
창작 웹 드라마 온온(on溫)은 무엇인가.
‘온온’은 마산 오동동에 위치한 청년로컬기업 ‘화이트래빗’의 위스키 바를 메인 배경으로 각 에피소드마다 젊은 세대들의 일상을 다룬 5~10분가량의 숏폼 콘텐츠다. 촬영 스태프·배우와 장소 등을 모두 창원에서 해결한 순수 지역 콘텐츠다. 자체 유튜브 채널인 ‘크헙’에 게시돼 있다. ‘크헙’은 놀라는 의성어 ‘헙’에 한류를 뜻하는 알파벳 케이(K)를 붙여 만든 상표다.
10부작 웹드라마 ‘온온’ 출연진 및 연출
10부작 웹드라마 '온온' 총괄PD 및 연출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2023 콘텐츠 기업 발굴 지원사업에 선정
인건비와 시제품 제작 지원 받아
2023 콘텐츠 기업 발굴 지원사업에 선정됐는데 어떤 지원을 받았나.
인건비와 시제품 제작 지원을 받았다. 저는 전공자라 인프라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지만 지역에서 물적·인적 자원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뉴스에서 청년 유출 문제가 심각하다는 얘기를 들어왔지만 정말 없었다. 매력적인 공간, 매력적인 출연자를 찾기 어려웠다. 제작진 구성도 난항을 겪었다. 예산이 있어도 사람이 없었다. 촬영감독, 연출, 시나리오 등등 창원이나 경남에 기반을 둔 이들을 운 좋게도 찾을 수 있었다. 영화·영상 분야 특성상 종사자들은 지역 이동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로컬 웹드라마 제작에 어려운 점을 꼽자면.
창업 취지가 지역성이 살아 있는 소재를 찾아서 대중적인 요소로 만들자는 것이다 보니 기획은 쉬웠지만 소재를 발굴하는 데 애를 먹었다. 플랫폼 콘텐츠는 자극적인 소재여야 이목을 끌 수 있어 지역성과 대중성을 모두 반영하는 게 어려웠다.
1화를 보면 아구찜을 먹다가 이별 통보를 받은 주인공이 등장한다. 지역 명물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스토리텔링 콘텐츠도 있지만 ‘콘텐츠잇다’는 대중성의 핵심인 확장성에 중점을 뒀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당시에 제안한 것인데, 앞으로 지역문화 콘텐츠는 지역 명물이 아니라 지역 사람 그 자체가 될 것이다.
또한 콘텐츠 산업은 투자 대비 성과가 바로 나오지 않는다. 심사 시 정량 목표가 얼마냐, 시장성이 어떤가, 예상하는 매출은 얼마인가에 대한 답을 명확히 할 수 없다. 기존의 산업과는 다르다. 실패할 기회가 있어야 기업이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다.
문화기획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자리가 있나.
한 달에 한 번 문을 여는 화요일이라 이름 붙인 ‘문·여·화’가 있다. 지역의 문화예술 크리에이터들의 네트워킹 파티다. 기획자는 물론 갤러리, 스튜디오, 극단 등 문화예술 분야와 외식업, 유관기관 종사자 등이 모여 있다. ‘창원의낮과밤’이라는 창원 문화예술 아카이빙 플랫폼도 있다.
창원청년네트워크 ‘문여화(문을여는화요일)’ 모임
협업하고 싶은 로컬 브랜드나 로컬 크리에이터가 있는지.
2023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에 선정돼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란 2부작 드라마를 제작한 바 있다. 도시재생 공간기획 등을 전문으로 하는 ㈜디벨로펀과 협업한 웹드라마다. 창원시 소답동의 오우가, 박말순 레스토랑의 대표로 있는 강동환 대표가 꾸린 회사인데 많은 조언을 얻고 있다. 향후 로컬밴드 곰치와 OST 작업을 해보고 싶다. 이번엔 제작 일정이 맞지 않아 아쉽게 성사되지 못했다. 앞으로는 시각 외에도 지역 내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분야와 협업을 통해 사업 영역 다변화를 꾀하고 싶다.
2부작 웹드라마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총괄PD
‘콘텐츠잇다’에서는 지역민 대상으로
신중년이 선호하는 사진과 영상 부문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지역사회 공헌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는데.
올해는 저희의 장점을 살려서 생애주기별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지역주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신중년이 가장 선호한다는 사진과 영상 부문인데 사진과 영상의 다큐멘터리 특성과 어법 활용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획득하고 그것을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인생 이모작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문화행동 경남’ 프로젝트에 응모해 창원 귀산동 일대 플로깅과 기후위기 인식개선 영상을 제작해 올렸다.
'콘텐츠잇다' 크리에이티브 룸
'콘텐츠잇다' 호리존
향후 계획은.
‘크헙’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해외 진출도 생각하고 있다. 중소 프로덕션들 사이에선 ‘굳이 서울이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갖고 저처럼 창원으로, 또 곧바로 베트남 등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저는 서울에서 전공분야 쪽으로 일하다가 지역에 왔는데 결국 제일 중요한 건 아이템과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초창기엔 대형 프로덕션들이 MCN 시장을 주도했다면 지금은 중소 프로덕션들이 그 시장에서 살아남아 시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MCN 시장이 결국 아이디어 싸움, 트렌드를 읽어내는 능력 싸움이란 뜻이다. 물론 인프라가 있으면 좋지만 저는 지역에서도 중소 프로덕션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을 거점으로 서울로 진출하거나 해외로 진출하거나…. 이는 곧 미디어업을 원하는 청년들도 지역을 이탈하지 않고 경남, 창원에 정주할 수 있는 여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제는 시장성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해 보고자 한다. 지역 청년 3명을 고용했기 때문에 공동대표들이 좋아하는 방향만 추구할 수는 없다. 지역 기반의 콘텐츠를 제작하면서도 대중성, 시장성을 갖춘 또 다른 콘텐츠를 제작해 수익모델을 구축해야 할 필요를 절감한다. 향후 10년 내로 현 매출의 10배 정도는 신장시켜야 할 것이다.
☞ 온온(on溫) 엿보기
한 여자가 마티니를 주문한다. 한입 마시더니 표정을 찌푸린다.
바텐더가 묻는다. “혹시 입맛에 안 맞으세요?”
여자가 답한다. “처음 마셔봐서요. 미드나 영드 보면 여자들이 퇴근길에 이렇게 쿨하게 마시고 가던데. 제가 상상한 맛이랑은 다르네요. 제 30대처럼.”
바텐더는 미디어 속 커리어우먼의 상징인 마티니 대신 달짝지근한 사과향이 가미된 애플마티니를 새로 내온다.
MZ 팀장과 MZ 사원 사이, 어중간한 MZ 선임의 처지를 위로하듯 마티니도 제각기 스타일이 있노라 위로를 건넨다.
‘온온’이 청년들에게 던지는 따뜻한 메시지를 직접 보고 싶다면 아래의 QR코드를 확인해 보자.
온온 QR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