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 ~ 8월 11일 수승대 등 거창군 일원. 

사진 1 ) 개막극 춘희 

수중특설무대서 특별한 개 · 폐막식 공연 

한여름 거창에서 시원한 웃음보따리 풀어볼까. 자연·인간·연극이 하나 되는 야외공연축제인 거창국제연극제가 천혜의 자연환경인 수승대 등 거창군 일원에서 열린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상상’을 슬로건으로 지난해보다 한층 더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으로 찾아온 제33회 거창국제연극제. 올해는 54개 팀이 7월 28일~8월 11일 보름간 무대를 꾸민다. 시공간을 초월한 재밌는 상상 속으로 풍덩 빠져볼까.

1989년 시작된 거창국제연극제는 30년간 2만여 명의 국내외 연극인과 200만 명의 관객이 다녀간 대한민국 대표 야외연극축제다. 매년 창작극부터 해외우수 공연작품까지 폭넓은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며 지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축제로 성장해왔다. 특히 지난해 처음 선보인 수중특설무대에서의 개막식 공연은 어느 공연에서도 볼 수 없는 거창국제연극제만의 특별한 공연이다. 올해는 개막식 이후에도 수중특설무대에서 다양한 공연을 펼쳐 연극제 동안 시공간을 초월한 즐거움으로 관객들과 함께한다.

개막작 음악극 ‘춘희(라 트라비아타)’는 거창문화재단이 자체 제작한 공연으로 안희철 총감독과 KIFT 오케스트라(거 창국제연극제오케스트라), 서찬영 지휘자가 환상의 호흡을 맞춘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원작자인 소설가 뒤마와 그의 이야기를 오페라로 만든 베르디의 오페라 제작 과정을 연극, 성악, 무용 등 음악극으로 표현했다. 자연 속에 펼쳐진 수상 무대 위에서 오케스트라, 합창단, 연극배 우, 무용수 등 다양한 예술이 함께 어우러지는 볼거리다. 폐막작인 뮤지컬 갈라쇼는 유명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지킬앤하이드’, ‘햄릿’, ‘드림걸즈’ 외 다수 작품으로 구성한 공연으로 이지훈, 김소현, 소냐, 진정훈 등 화려한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독보적인 기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 2 ) 공상집단 뚱딴지 '이솝우화'

사진 3 ) 대유커뮤니케이션즈 '마리오네트'

사진 4 ) 연극집단 반 '예외와 관습'

사진 5 ) 베트남 '후에-황실예술단'
 

축제극장에서 국내외 8개 팀 공연 

개막식 공연을 비롯한 공식 초청 공연은 축제극장, 구연서원, 돌담극장 등 수승대 일원에서 보름간 펼쳐진다. 리모델링을 통해 사각지대가 없어 더욱 쾌적한 관람이 가능해진 축제극장에서는 국내 5개 팀, 해외 3개 팀이 정극과 뮤지컬 등을 선보인다. 쥬크박스 뮤지컬 ‘트리아웃’은 음악을 통한 세대간의 소통과 공감대 형성을 중심에 둔다. 기존 유명곡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사진 6 ) 연희점추리 '백수지왕'

사진 7 ) 유상통프로젝트 '멸종위기동물편'

사진 8 ) 프랑스 토르미스 '레이디사피엔스-동굴여인의 모험'

구연서원서 4개 공연 펼쳐 

연극집단 반의 ‘예의와 관습’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원작을 음악극으로 연출한 무대로 반드시 석유 사업권을 따내야 하는 상인 카를 랑그만과 그의 여행길을 돕는 길잡이, 짐꾼 쿨리 세 사람의 사막 여행기를 그렸다. 공상집단 뚱딴지의 ‘이솝우화’는 300여 개에 달하는 이솝 우화 중 총 11개의 에피소드를 전통연희로 엮은 공연이다. 대유커뮤니케이션즈의 ‘마리오네트’는 비보이 공연이다. 동화적 전개에 춤과 음악이 어우러져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베트남의 ‘후에:황실예술단’은 황실에서 행해졌던 실내악, 무용, 전통연희, 동요, 군악 등 격조 높은 무대를 꾸민다. 독일 보덱커&네안더의 ‘데자뷔’는 전설적인 마임 아티스트 마르셀 마르소의 두 제자가 관객들을 흥미로운 상상의 나래로 이끄는 판토마임 공연이다. 이탈리아 테아트로 쏘테라네오의 ‘천사의 역사’는 선사시대부터 오늘날까지의 인류를 그들만의 독특한 몸짓과 행동, 조명, 장치로 표현하는 퍼포먼스 연극이다.

구연서원에서는 총 4개의 공연이 펼쳐진다. 유상통프로젝트의 ‘멸종위기동물편’은 고래 뱃속에 갇힌 로빈손과 생활쓰레기로 만든 멸종위기종을 등장시켜 환경 문제를 시사하는 가족음악극이다. 코뿔소, 오랑우탄, 고래, 공룡 등 아이들이 재밌어 할 캐릭터가 등장한다. 코너스톤의 ‘맹’은 ‘맹진사댁 경사’를 원작으로 하는 연극 이다. 돌싱 딸 갑분이, MZ하녀 입분이와 맹진사가 이끌어 갈 요상스런 경사는 어떻게 전개될까. 연희점추리의 ‘백수지왕’은 수호자 사자를 내세워 벽사진경의 춤판을 풀어내는 전통연희다. 사자탈을 쓴 사자특공대와 함께 춤을 추며 역병 코로나를 몰아내고 복을 불러 오자. 프랑스 토르미스의 ‘레이디사피엔스:동굴여인의 모험’은 여성이 사냥꾼, 예술가, 공예가, 치료사, 원예사 등으로 살던 선사시대로의 독특한 시간 여행을 곡예와, 무용, 불꽃 놀이 등으로 연출한 음악극이다.

사진 9 ) 극단 앙상블 '씨름사절단'

사진 10 ) 극단 이루마 '당신이 좋아'

사진 11 ) 아트리버 '고양이라서 괜찮아'

사진 12 ) 한울림 '맛있는 새, 닭' 

사진 13 ) 벨기에 로얄인형극단 토네 '왕립인형극-삼총사'
 

돌담극장에서는 7개 작품 공연 

돌담극장에서는 7개 작품이 오른다. 유쾌하지만 가볍지만은 않아 가족단위 방문객에게 추천한다. 첫 주자 한울림의 ‘맛있는 새, 닭’은 풍자와 해학을 담았다. 일상 속 우리가 편히 먹는 닭에 빗대 그들의 입장에 서서 먹는 행위와 자유로움 등을 생각하게 한다. 극단 에저또의 ‘택시, 택시’는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자의 부부 택시 여행기다.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귀를 빌려주며 관객들 에게 소소한 감동과 위로를 전한다. 아트리버의 ‘고양이라서 괜찮아’는 혼자 사는 고영민과 여자친구 서연, 인간으로 변하는 암고양이 도도의 얘기를 풀어내며 하나의 우주를 공유하는 두 존재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던진다. 극단 앙상블의 ‘빅퍼포먼스-씨름사절단’은 한국 고유의 씨름을 관객들에게 알리는 동시에 장사간 갈등을 전개해 관객의 씨름 기술 체험을 유도하는 참신한 연극이다. 

극단 이루마의 ‘당신이 좋아’는 운명적인 사랑을 나누는 신중년 황혼 커플의 삶을 통해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돌아볼 수 있는 뮤지컬이다. 벨기에 로얄인형극단 토네의 ‘왕립인형극:삼총사’은 6명의 인형사와 그들의 목소리인 Toone(소리꾼/변사) 1명으로 구성된 브뤼셀(벨기에) 전통 인형극이다. 카자흐스탄 고려국립아카데미는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 라는 작품을 보드빌의 형식을 통해 소개한다. 보드빌이란 1890년대 중반부터 1930년대 초까지 미국에서 유행했던 버라이어티쇼의 일종이다.

사진 14 ) 페트라아트랩

사진 15 ) 거창연극고 '신관사또 행차하네'

사진 16 ) 기역시옷

사진 17 ) 마술극단다채

이색 프린지공연과 부대 프로그램 

거창국제연극제는 프린지 무대 또한 예사롭지 않다. 수승대 수중특별무대와 잔디광장, 대나무광장은 물론 거창읍 문화광장, 죽전공원, 거창창포원에서 다양한 쇼가 펼쳐진다. 마술과 로봇마술, 퓨전 국악, 현악, 버블쇼, 벌룬쇼 등 다채로운 국내 팀 공연과 오페라와 색소폰을 결합한 프랑스 문트리오, 슬로바키아의 전문 댄서들로 구성된 퓨전 댄스, 앤틱 재즈부터 클래식, 팝까지 아우르는 우크라이나의 딕시 브라스 밴드, 몽골기예단의 서커스 등 해외 아티스트들의 이색 공연을 거창 곳곳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부대프로그램 역시 국제연극제라는 명성에 맞게 세계 풍물관 체험 부스와 세계 음식 코너, 푸드트럭 등을 운영해 이국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한여름 거창에서 시원한 바캉스를 보내는 건 어떨까

사진 18 ) 거창국제연극제 일정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