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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58 발행월 : 202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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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스페이스 문화예술 창업 준비 과정 2인의 작가 작품에서 제품으로, 작가에서 사장으로 “우리는 예술로 밥먹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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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54 / 23-09-26 글 김규남 작가 / 사진 김규남 작가, 강기종·장지현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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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창업준비1
 


세상이 아무리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예술로 밥벌이하기 쉽지 않은 세상. 이 어려운 세상에서 작품을 만들어 제품으로 판매하고, 작가란 이름에서 사장이란 이름으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청년 예술가를 만났다. 두 예술가는 예술이 예술로만 존재할 때보다 일상으로 들어와 사람들과 함께할 때 더 빛난다고 믿는다. 그리고 언젠가 세상에 당당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예술로 밥 먹고 삽니다!”라고. 


2023 경남 문화예술 전문기획자 양성사업 <창업 준비 과정> 멘토링 클래스가 열리는 날. 참여자가 직접 원하는 멘토를 섭외해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물으며 조금씩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열정적인 멘토링 클래스가 끝나고, 문화예술로 창업을 꿈꾸고 있는 강기종 도예 작가와 장지현 옻칠공예 작가를 만났다. 

창원 동남아트센터 배움터에서 만난 두 작가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각자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었지만 ‘예술’과 ‘창업’이라는 공통분모 덕분에 한참 동안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동안 창업에 초점을 맞춘 교육은 많았어요. 하지만 분야가 다르다 보니 문화예술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가 많아서 겉도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창업 준비 과정은 저희가 가고자 하는 길을 먼저 걸어온 선배들이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문화예술 아이템 구체화하면서

오는 10월 일거리박람회 통해

창업 프로젝트 결과 공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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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창업준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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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창업준비3
 


경남 문화예술 전문기획자 양성사업 일환


2023 경남 문화예술 전문기획자 양성사업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창업 준비 과정’은 문화예술 관련 인력의 일자리 생태계 정립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 사업을 위해 올 초부터 문화예술을 통해 경제적 가치 창출이 가능한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도내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참여자를 모집했다. 

신청자 중 서류 심사를 통과한 사람들이 모여 ‘창업 아이템 모색’을 주제로 1박 2일에 걸쳐 1차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 중에서 아이템이 우수한 15명을 추려 다시 ‘창업 계획서 작성’을 주제로 2차 워크숍을 펼쳤다. 2차 워크숍에서 우수한 창업 계획서를 발표한 5명이 최종 선발돼 지난 6월부터 본격적인 창업 교육을 받고 있다. 

최종 5명은 프로젝트 지원 신청자 교육을 시작으로 문화예술 창업 준비를 위한 전담 멘토링 과정을 진행 중이다. 

이번 사업은 다른 사업과 달리 참가자 개인이 원하는 멘토를 직접 선정 및 섭외해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같은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들의 경험을 그대로 배울 수 있어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덕분에 참가자들은 문화예술 아이템을 구체화하면서 창업에 대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할 수 있었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10월 열리는 일거리박람회를 통해 창업 프로젝트 결과도 공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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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창업준비4
 

반려고양이 도예 굿즈 제작

강기종 작가


누구나 예술가처럼 ‘나만의’ 도자기 인형 만들기


#고양이 #도자기 #소품

Q. 반려고양이 도예 굿즈로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고양이 모양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건가요?


A. 정확히는 반려고양이 도자기 인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도자기로 고양이 인형을 직접 만들 수 있는 키트예요. 도자기 체험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처음 흙을 만지는 분들은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도자기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초보자들도 쉽게 모양을 낼 수 있게 석고 틀을 이용하려고 합니다. 처음 만드는 사람도 전문가 못지않게 형태를 만들 수 있어서 실패할 확률이 줄어들거든요. 만약 나만의 고양이를 만들고 싶다면 흙이 말랑말랑한 상태일 때 손으로 조물조물 모양을 조금만 만져 주시면 세상에 하나뿐인 고양이 인형도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원하는 색으로 색칠도 할 수 있답니다.



#통영 #공방 #도예가 #사업가

Q. 통영에서 멘토링 클래스를 위해 창원까지 오셨는데, 참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A. 거리가 멀어서라기보다는 의외로 통영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통영 안에서 이런 커뮤니티를 만나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통영 안에 있는 예술재단의 경우 주로 순수미술 위주로 지원하고 있어서 저처럼 창업을 꿈꾸는 입장에서는 활동 폭이 무척 좁았죠. 그때 마침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사업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했어요.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이라 거리는 별로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이번 사업으로 잘 배워서 통영을 대표하는 도예가 겸 사업가가 되는 꿈을 꼭 이루겠습니다.



#지원사업 #멘토링 

Q. 이번 멘토링 클래스는 다른 멘토링 사업과 무엇이 다른지 궁금해요. 사업 계획을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되었나요?


A. 사실 저는 도자기만 만들 줄 알았지 사업에 대해서는 완전히 백지상태였거든요. 그런데 먼저 창업을 해서 다양한 지원사업과 창업을 경험한 선배들이 하나하나 알려주시니까 어렵지 않게 그 길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어느 쪽으로 갈지 고민하던 순간에 정답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해결책을 제시해 주시고,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좁혀 주셔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멘토링 진행하면서 아이디어 발굴

오프라인 매장은 따로 없지만

온라인 스토어 통해 판매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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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창업준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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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 창업준비6 



#창업계획 #온라인 #판매계획

Q. 창업 준비 과정은 창업이 일차적인 목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창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진 상태인가요?


A. 저는 8월부터 본격적으로 아이디어 스케치를 시작해서 9월까지 원형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략 10월 정도가 되면 완성본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아이디어도 계속 발굴하고 있고 판매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따로 없지만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판매할 계획도 갖고 있어요. 창업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하면서 10월께 창업 프로젝트 결과도 공유할 계획입니다. 



#작가 #사장 #제품 #작품

Q. 작가와 사장, 제품과 작품 사이에서 고민도 많을 것 같아요. 


A. 일단 저는 도자기를 만드는 작가이고 전시도 많이 열었어요. 지금도 작품 활동을 하고 있고요. 그런데 제가 하는 일이 공예품을 만드는 일이고, 공예라는 개념 자체가 쓰임새가 있는 물건이기 때문에 사실 많은 사람들이 써 줘야 의미가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작품이든 제품이든 제가 만든 도자기를 더 많은 사람들이 써 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도 작가이자 사장으로, 꾸준히 예술로 밥 먹고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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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7) 창업준비7
 


옻칠 식기 제작

장지현 작가


최고의 자연 도료 옻칠 식기

아이에게 주는 무해한 선물


#국악 #서각 #나무 #옻칠

Q. 원래는 국악을 전공했다고 들었습니다. 옻칠 식기로 전향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A. 저는 여덟 살 때부터 국악을 시작해서 대학 졸업할 때까지 국악을 계속했어요. 그런데 어려서부터 손재주 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국악을 하면서 한복도 만들고 다양한 활동을 해왔어요. 무엇보다 아버지께서 서각을 하셔서 집에 늘 나무가 있었거든요. 나무를 재료로 뭔가를 만든다는 게 굉장히 익숙하기도 했고 또 당연하기도 했어요. 오랫동안 국악을 했지만 이제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고 미련 없이 다른 길로 들어왔죠. 솔직히 말해서 국악보다 나무 만지는 게 훨씬 더 재미있거든요.



#옻칠 #천년 #고급

Q. 옻칠은 천년을 가는 방부제라고 들었어요. 고급 재료인 만큼 비용도 비쌀 것 같아서 선뜻 구입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A. 아시다시피 옻칠은 최고의 자연 도료예요. 그리고 비싼 것도 사실이고요. 그래서 저는 ‘탄생과 함께하는 옻칠 반려식기’를 주제로 소중한 아이들에게 주는 생애 첫 선물은 무해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어요. 우리 아이가 먹는 음식을 담는 중요한 식기잖아요. 옻칠 식기는 나무로 되어 있어서 가볍고, 옻칠도 무해하고, 조금 벗겨진다고 해도 해로운 것도 없어요. 어린이를 위한 마음과 환경을 위한 마음이 함께 들어가 있는 거죠. 여기에 탄생 축하 메시지를 각인한다면 구입 가격 이상으로 아이를 위한 최고의 선물이 되지 않을까요?



#창업계획 #아이디어

Q. 창업을 꿈꾸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A. 어릴 때부터 작가로 활동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예술은 돈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저는 이 일을 계속하고 싶은데 돈이 안 되면 계속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창업을 생각했고, 창업을 제대로 잘하려면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사업 공고를 보고 지원해서 참여하게 됐는데,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워크숍을 통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사업 계획을 세우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덕분에 창업 구성이 더 탄탄해진 것 같아요. 아마 내년쯤에는 옻칠 식기를 여러분께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로서 작품 활동은 계속하고

사장으로서 제품은 계속 만들면서

두 가지 길 같이 걸으라고 조언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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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8) 창업준비8
 


#지원사업 #멘토링 

Q. 이번 교육이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됐나요. 


A. 저는 다른 지원사업을 통해 멘토링을 경험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가고자 하는 분야와 같은 분야 멘토께서 다양한 사례를 말씀해 주시니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요즘 제가 고민하고 있는 것이 내가 작가인지 사장인지 계속 고민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멘토님께 물어보았더니 작가로서 작품 활동은 계속하고 사장으로서 제품은 계속 만들면서 두 가지 길을 같이 걸으라고 조언해 주시더라고요. 역시 먼저 그 길을 걸어가신 분이 해주신 말씀이라 정말 와닿았어요. 



#포부 #나무 같은 사람 #나뭇결

Q. 앞으로의 포부 한 말씀 부탁해요.


A. 나무를 만지다 보면 같은 나무 안에서도 부분마다 생김새도 나뭇결도 다르게 생겼어요. 나무처럼 저도 나만의 결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문화예술의 정체성과 사업의 정체성 그 사이에서 나만의 무게중심을 찾아 나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