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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58 발행월 : 202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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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스페이스 청년 유튜버 ‘괴짜TV’ 생존기 스마트폰 하나로 실버버튼 받은 김기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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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55 / 23-10-30 글 정재흔 작가 / 사진 괴짜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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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등장 이후 많은 이들이 ‘대박’을 꿈꾸며 전업 유튜버(유튜브 크리에이터)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한번 뜨면 수익금이 막대한데다 고가의 방송 장비 없이 작은 스마트폰 하나로도 충분하니 진입이 쉽다. 또, 본인의 구글 계정만 있다면 누구든 채널을 만들 수 있어 청소년 유튜버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지금 만나볼 청년 유튜버는 손 안의 스마트폰 하나로 실버버튼을 받은 유튜버 ‘괴짜TV’ 김기호(35)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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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사진 2> 괴짜TV 유튜버 김기호 씨.  

 



괴짜 사진가의 유튜브 입성기


김기호 씨는 스스로를 평범한 괴짜라고 소개한다. 고등학생 때부터 휴대전화 카메라로 독특한 사진을 찍어 인터넷 카페 등에 올리면서 ‘괴짜’라는 닉네임을 사용했단다. 괴짜가 된 지 20년 가까이 된 셈이다.

괴짜가 유튜브에 올리는 콘텐츠는 스마트폰, 사진, 일상 꿀팁, 프리다이빙 이야기 등. 그의 이야기에 매료된 구독자수는 48만 명이 넘는다.

“처음에는 유튜버가 돈이 된다 해서 콘텐츠를 뭐로 정하면 좋을까 고민했어요. 사진을 좀 찍을 줄 알지만 사진이나 영상을 주제로 하는 유튜버들이 이미 많았고, 그분들보다 잘할 자신은 없었죠. 그러다 원래 내가 폰카로도 사진을 많이 찍으니까 폰카로 하자, 폰카를 쓰는 사람은 이미 엄청 많고 카메라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예견을 해서 스마트폰 촬영 팁으로 시작했습니다.”



‘폰카 고인물’의 인기는 나날이 상승


자칭 ‘폰카 고인물’(고인물은 썩는다에서 비롯된 유행어로 그 분야에 아주 오래 몸담은 사람이란 뜻)이라는 그가 채널을 개설한 것은 2019년이다. 창원에서 직장을 다니면서 틈틈이 영상을 기획, 편집하고 올리던 게 어느새 500편이 넘어간다. 가로 영상은 주에 1번, 숏폼은 주에 서너 번 정도 업로드한다.

그중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는 조회수 158만 회를 기록한 ‘스마트폰으로 달 찍는 방법’, 117만 회를 기록한 ‘스마트폰으로 은하수 찍는 방법’ 등이다. 디지털 카메라 없이도 달의 크레이터가 그대로 찍힌다. 육안으로도 보기 힘든 은하수 역시 선명하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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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괴짜TV의 ‘진짜 달을 배경으로 실루엣 사진 찍는 방법’. 



괴짜TV의 인기비결은 스마트폰 촬영 팁을 쉽고 재밌게 알려준다는 점이다. 무심한 듯한 음성에 BGM과 유행어 등을 적절히 배치해 흥미를 높인다. 2000년대 유행한 ‘빵상’부터 올 상반기를 강타한 ‘김모미’까지. 

“저도 유튜브를 많이 보거든요. 내가 보고 재미있었던 걸 챙겨놨다가 써먹는 거죠. 재밌게 보고 끝이 아니라.”

그에게 가장 좋아하는 포토스팟을 물었다.

“경남 고성군에 송학동 고분군이 있어요. 거기가 탁 트여 있어서 달이 뜨는 걸 찍기 좋아요. 제가 달과 사람을 겹쳐서 찍어보고 싶어서 여러 곳에서 도전을 했는데 고성에서 성공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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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괴짜TV의 ‘실버버튼에 비친 ‘별’을 폰카로 담았습니다‘. 




“대박은 노력과 비례하지 않는다”


가장 공들인 영상은 바다에 빠진 드론을 구하는 18분짜리 영상이다. 2년 전, 그는 제주 앞바다에서 드론을 날리다 파도가 드론을 덮치는 바람에 잃어버린 적 있다. 2주 뒤 프리다이빙을 해서 잃어버린 드론을 찾았을 때 아주 감격스러웠다고.

“그냥 찾는 내용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해서 감동적인 내용으로 만들어봤어요. 물에 빠진 걸 제대로 찾아낸 게 처음이라 기뻤고 편집도 열심히 했죠. 한 2주 걸렸나. 회사 다니면서 이 한 편을 만들려고 구성을 이것저것 바꿔보느라.”

그에게 예상치 못한 ‘대박’을 안겨준 영상을 물었다. 사진 찍는 괴짜지만 특이하게도 ‘한파에 머리 말리기’ 조회수는 무려 1,472만 회를 기록했단다.  

“그게 인기를 끌 거라곤 생각도 못 했죠. 머리 얼리기는 다 어릴 때 해본 것들이잖아요. 그렇게 신기하겠나 싶었는데 마침 그때 한파가 와서 시의성이 있었고 이상한 아저씨가 굳이 안 해도 되는 실험을 하니까 화제성이 있었고 일상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점이 있어서 조회수가 터진 것 같습니다.”

덧붙여 그는 모든 영상은 ‘대박’을 예상하고 만든다 했다. 터진 것과 터지지 않은 것이 있을 뿐. 투자도 많이 하고 공들인 영상이 안 터져 상심해도 결국엔 빛을 보게 된단다.

“유튜브 대박이 노력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게 힘들긴 하지만 결국 좋은 영상이 많으면 언젠가는 사람들이 알아주더라고요. 제 채널에서 재밌는 거 하나 보고 과거에 올려놨던 다른 영상을 구경하면서 재밌으면 구독하기도 하고. 또 좋은 영상을 계속 올려야 구독이 유지됩니다. 터지든 안 터지든 일단 열심히 만들어 놔야죠.”



왓츠 인 괴짜 카(What's in Geek’s car) 

한동안 유행이었던 ‘왓츠 인 마이백(What's in my bag)’ 질문을 변형해 ‘왓츠 인 마이카(What's in my car)’ 질문을 던졌다.

“출장을 많이 다니기도 해서 짐이 많아요. 잠수장비, 수중 드론, 전동보드, 액션캠 4개 정도 갖고 다니고 셀카봉, 삼각대도 부피가 은근히 있어요. 파워뱅크라고 거대한 보조 배터리가 있어요. 전자레인지 크기 정도로 12kg쯤 됩니다. 그다음에 침낭, 캠핑용 공기 침대. 지금 승용차를 타고 있는데 항상 뒷좌석까지 꽉 차 있습니다. 다른 유튜버 분들이 왜 SUV를 타는지 알겠더라고요. 만약 테슬라에서 이 글을 보신다면 자동차 협찬 가능하신지 묻고 싶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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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괴짜TV의 ‘바다에 빠진 드론 구하기’ 18분짜리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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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 괴짜TV의 바다에 빠뜨린 드론 2주 만에 찾음. 

https://youtu.be/gQkmLJgouOY?si=Bejc3ZGWvIPBM6N3 



‘물에 빠진 스마트폰 찾기’로 조회수 상승


괴짜TV에서 인기 있는 또 다른 콘텐츠는 ‘물에 빠진 스마트폰 찾기’ 시리즈다. 

그가 제주도에서 드론을 건질 때 같이 건진 아이디어다. 

“누구나 빠뜨릴 수 있고 누구나 스마트폰이 있는데 요즘 사람들한테 제일 중요한 게 스마트폰이잖아요. 근데 이걸 잃어버렸을 때 다시 찾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는 수준급의 프리다이빙 실력을 발휘해 스마트폰을 구조한다. 제보한다고 다 가는 것은 아니다. 제보자와 스케줄이 맞아야 하고 침수 기간, 수중 시야 확보 등 성공 가능성이 높으며 안전한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어야 한다. 

일산호수공원에서 스마트폰을 건진 영상은 1,168만 회를 기록했다. 

“꽃배를 타다가 남자친구 스마트폰을 떨어뜨린 여자친구 분이 제보한 건데 어디서 떨어뜨렸는지 모르는 상태였어요. 원래 그런 경우면 찾을 확률이 0%인데 거긴 물이 맑아서 가능했습니다. 찾았을 때 막 우시더라고요. 호수 수질도 좋고 제보자 분 리액션도 좋으셔서 조회수가 잘 나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는 미국 애플 본사에도 초청받아 갔다. 아이폰15 발표 행사였다.

“제가 농담으로 물에 빠진 아이폰 많이 건져서 초청받았나 했지만 아직도 왜 초대받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사진이랑 관련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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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7> 스마트폰으로 찍은 몽골의 자연.



실버버튼 유튜버의 현실적인 조언


그는 실버버튼 유튜버다. 버튼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어워즈에서 시상하는 것으로 구독자수만 많다고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채널의 사회적 가치를 검토하고 적합하다 판단한 후 수여한다. 괴짜TV의 실버버튼 획득은 스마트폰을 가진 누구나 전문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 게 반영된 것으로 추측한다.

“저는 실버버튼을 받으면 회사 당연히 안 다녀도 될 줄 알았어요. 독립과 전업의 기준이 되는 게 실버버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실버버튼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수익이 너무 적어서 회사를 안 다닐 수가 없었죠. 그래도 처음 유튜버를 시작할 때 ‘실버버튼’만 받자는 목표가 있었는데 달성을 한 거니까 기분은 좋았습니다.”

그에게 유튜버를 시작하려는 청년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하지 마세요. 왜냐면 제가 할 때만 하더라도 유튜버가 이렇게 많지 않았어요. 키우기 쉬웠어요. 근데 요즘은 공급이 과다합니다. 이젠 영상이 재밌어도 시청자들이 구독 버튼을 잘 안 눌러요. 정말 퀄리티가 좋아도 안 뜰 수 있어요. 할 거면 취미로 가볍게 시작하다가 터지면 열심히 하세요. 올인하지 말고 진짜 자기가 재밌어하는 걸 재밌게 가볍게 올리는 걸로 시작하세요. 요즘엔 지자체에서 관련 사업을 많이 하니까 한번 알아보시고.” 

괴짜TV가 급변하는 유튜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택한 방법은 ‘좋아하는 걸 하기’다. 

“침수폰 찾는 것도 예전에 조회수가 잘 나왔는데 이젠 점점 안 나오더라고요. 처음에 스마트폰 촬영 팁으로 시작했는데 그것도 시간이 흐르니까 잘 안 나와서 제가 좋아하는 드론이나 액션캠 이런 걸로 전향한 거고. 요즘은 별을 많이 찍고 있어요. 좋아하기도 하고 조회수가 잘 나와서요. 별 보는 것 자체가 어려워서 영상으로 만드는 분들이 별로 없거든요. 남들이 별로 안 하는 걸 해야 조회수도 잘 나오고 특이하고 싶다는 제 정체성에도 맞고.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그중에서 내가 재밌어하는 걸 찾아야죠. 조회수도 중요하지만 내가 재미있어야 조회수 잘 나올 확률이 높아집니다.”

괴짜 김기호 씨의 괴짜스러운 콘텐츠, 유튜브 채널 괴짜TV에서 시청하면 된다. 괴짜의 다음 콘텐츠가 궁금한 분들은 구독과 좋아요 잊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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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콘텐츠코리아랩

경남콘텐츠코리아랩은 1인 크리에이터 양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인 창작자(크리에이터) 시작을 위한 기초 입문과정, 전문 창작자(크리에이터)로 성장하기 위한 중급과정, 단기간에 전문 창작자(크리에이터)로 성장하기 위한 숏폼(짧은 영상) 제작 역량강화, 편집기능 역량강화, 장년 창작자(시니어크리에이터) 등의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