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토크 [톡톡톡! 토크] 2024 경남 문학의 미래와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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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66 / 24-12-04 글 신혜원 / 사진 백동민본문
‘텍스트 힙(Text Hip)’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독서를 하는 것이 멋지다’는 의미의 이 신조어는 최근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유행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까지 더해져 독서 열풍이 불어오는 추세다. 출판 시장 또한 활기를 더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문학을 넘어 지역 문화에도 반가운 소식이 이어졌으면 한다. 지역 문학의 미래와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 두 명의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봤다.
내가 생각하는
경남 문학의 자부심
김현임(협동조합오늘 이사)
우리 지역은 고향에서 뿌리 깊은 향토 정신과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온 이주민들의 다양한 지향점이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이러한 지역적 배경과 역사적 배경이 문학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것이 경남 문학이 가진 가장 큰 자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라(청학서점 매니저)
밀양은 이문열 작가와 오규원 시인 같은 걸출한 문인들의 고향입니다. 더 넓게 보면, 경남은 박경리 선생을 비롯하여 많은 훌륭한 작가 배출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뛰어난 문인들과 그들의 작품에 담긴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경남 문학의 자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문학이
필요한 이유
김현임(협동조합오늘 이사)
물론 다른 분야도 중요하지만, 특히 문학은 ‘사람은 무엇인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탐구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어떤 책 한 권이 삶의 목표를 제시하거나 청사진을 그릴 만큼 큰 영향을 주기도 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문학과 이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활동이 일상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형태로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역마다 이러한 활동이 다양하게 이루어진다면, 지역 내 관계가 풍성해지고 지역 자체에 활기가 더해질 것입니다.
이미라(청학서점 매니저)
지난 11월 1일, 진해 출신 김탁환 작가가 진해역에서 북토크를 진행했습니다. 그는 소설 <참 좋았더라: 이중섭의 화양연화>의 배경이 되는 지역들을 순례 중인데요. 이번 진해 북토크에는 작가의 고등학교 선생님도 참석하셨고, 또 진해를 거쳐 간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처럼 경남 출신 작가들이 지역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그것이 문학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 예술과도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점이 바로 지역 문학이 활성화되어야 하는 이유이자 지역 문화 발전의 중요한 기반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만드는
지역 문학
김현임(협동조합오늘 이사)
저는 동료들과 함께 지역에서 작은 책방을 운영하며 ‘책’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에서 좋은 내용의 문학 활동을 펼치고 싶어 하는 분들이 책방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역 단체의 인문학 강의나 지역 청년들의 문화 모임, 문학 행사를 편안한 책방 분위기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책방지기들이 사전에 열심히 준비합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지역 문학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확산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미라(청학서점 매니저)
지역에서 오랫동안 서점을 운영하며 8개의 독서 모임을 이끌고 있습니다. 독서 모임이 지역 문학 발전에 직접적으로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독서 활동이 문학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노력이 지역 문학 발전의 작은 씨앗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 도서관·학교 등 연계해 독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는데요. 최근에는 ‘이러한 활동에 지역 작가와 문학 작품을 연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지역 문학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는 데 힘쓰고자 합니다.
꿈 그리고
미래
김현임(협동조합오늘 이사)
소규모 책 모임이 일상화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책 모임에 참여하거나 새로 시작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거든요. 책을 함께 읽고 나누고 싶어도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소규모 문학 모임을 독려하고 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나 환경이 더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이미라(청학서점 매니저)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문학을 접할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서점이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책을 매개로 다양한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장소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곳에서 책을 읽고, 독후 활동을 통해 문학과 친숙해지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역 문학이 지역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경남은 훌륭한 문화유산과 뛰어난 문학가들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조금만 더 적극적인 움직임이 시작된다면, 경남이 우리나라 문학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