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7 발행월 : 202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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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토크 [톡톡톡! 토크] 경남 문화콘텐츠 산업의 현재를 읽고 미래를 말하다(바이버스튜디오 임주성 대표 & 알리아스 조기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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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59 / 24-05-29 글 김달님 / 사진 백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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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남도는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82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창업 및 일자리 지원, 전문인력 육성을 통해 대한민국 명품 문화콘텐츠 도시로 경남의 미래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근 3년간 경남의 콘텐츠산업체 수와 연간 성장률 감소 추세를 볼 때 경남도의 적극적인 투자 확대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렇지만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을 위해선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서 문화콘텐츠 기업을 운영하며 로컬 콘텐츠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두 기업. <알리아스> 조기용 대표, <바이버스튜디오> 임주성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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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버스튜디오 임주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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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아스 조기용 대표

 

Q. 2022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서 실시한 경남 콘텐츠산업 현황 조사결과를 보면 최근 3년간 경남의 콘텐츠산업체 수와 연간 성장률이 연이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남 문화콘텐츠 산업의 현재를 나타내는 지표인 것 같은데요. <알리아스>와 <바이버스튜디오> 역시 경남에서 문화콘텐츠 기업을 운영하며 느끼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점이 있을까요?


조기용 대표 대표적인 것이 인프라 부족이죠. 지역의 여러 콘텐츠 기업과 함께 메타콘텐츠협회를 조직했는데요. 협회에서 제일 많이 하는 활동이 지역 청년들을 대상으로 관련 포럼을 유치하고 기술 교육을 하는 겁니다. 인력이 없으니 우리가 키워보자는 거죠. 지역에서는 콘텐츠 산업의 비즈니스 구조나 트렌드를 익힐 기회가 거의 없거든요. 또한 제조업에 비해 콘텐츠 산업은 단기간에 결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및 지원이 필요한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예술과와 산업중심 기관(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이 함께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최근 3년간 콘텐츠산업체 수와 성장률이 감소했다고 하지만 경남콘텐츠기업 지원센터 안의 업체들은 눈에 띄는 성장을 보였거든요. 지난해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가 우수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고요. 그렇다면 인프라 지원 정책에서 소외된 콘텐츠 기업은 자생이 힘들다는 반증 아닐까요?


임주성 대표 먼저 콘텐츠 산업의 인력 부족입니다. 콘텐츠 산업은 지속적인 창의성과 기술력이 필요한 지식 서비스업으로 전문 인력의 역량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초기 콘텐츠 기업의 경우 경력직 채용이 필수적인데 지역에서는 이 경력직 계층이 매우 얇습니다. 또한 소비자 수의 절대적 부족입니다. 최근 대다수의 콘텐츠가 온라인으로 소비되고 있지만 콘텐츠에서 다루는 스토리 대부분이 서울에 집중돼 있습니다. 제작자와 소비자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에 살고 있더라도 서울의 콘텐츠를 주로 소비하기 때문에 지역의 콘텐츠 소비는 더욱 감소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경험 중심의 오프라인 마케팅이 부각되며 팝업스토어 열풍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시장조사를 위해 서울 곳곳을 다녀왔는데 평일에도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 것을 보며 경남 지역 소비자 수의 절대적 부족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Q. 말씀해 주신 것처럼 콘텐츠 인력이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들을 경남에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조기용 대표 지역 대학교 교수님을 만나면 항상 하는 말이 “어차피 졸업하면 다 서울로 가잖아요”입니다. 서울로만 가지 말고 여기에서 시작을 해봐라 말하기엔 설득력이 부족한 거죠. 그런데 이들 중에는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는 청년들도 많거든요. 그래서 이들이 돌아왔을 때 다시 떠나지 않도록 지원 정책과 인프라 투자 확충이 필요한 겁니다. 제조업에 투자하는 10분의 1만 콘텐츠 산업에 투자해도 훨씬 큰 성장을 보일 수 있다고 확신하거든요. 


임주성 대표 전문 인력과 콘텐츠 고도화를 위한 지원사업 아닐까요? 인력 지원은 대부분 ‘신규채용’에만 집중하고 있는데요. 실제 기업에서 필요한 건 기존 전문 인력에 대한 지원입니다. 또한 콘텐츠 지원사업 역시 신규 콘텐츠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콘텐츠를 고도화시켜 지속 가능한 소비를 만드는 것이 더 실질적인 지원이 될 것입니다. 지난해 경상남도에서 콘텐츠 산업 육성에 필요한 창업, 일자리, 전문인력 지원을 확대한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이러한 정책이 잘 실현된다면 경남의 많은 콘텐츠 기업과 인력들이 지역에 머무르며 성장해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Q. 그렇다면 경남에서 문화콘텐츠 기업을 운영하며 느끼는 장점은 무엇인가요? 


임주성 대표 저의 사례를 보면 제가 나고 자란 곳이기 때문에 지역 자원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 하기에 유리합니다. 또 보완할 부분도 분명 존재하지만 문화콘텐츠 산업 관련 다양한 지원기관과 지원사업이 있고 관계자분들도 콘텐츠 산업 확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우리 지역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버는 ‘덕업일치'를 이룰 수 있어서 저에겐 큰 행복입니다. 



Q. 같은 분야 종사자로서 현재 주목하고 있는 경남 문화콘텐츠 기업이 있다면요?


조기용 대표 <그리네타>. 이곳은 3D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가상 공간을 구현하는 기업인데요. 예를 들면 뮤직비디오 촬영을 도쿄에서 해야 한다고 할 때 요즘에는 현장 로케이션 대신 그래픽으로 도쿄를 구현하는 추세입니다. <그리네타>를 보면 정말 뛰어난 기술력이 있음에도 대부분 서울에서 외주를 받아서 납품을 하고 있거든요. 경남에는 이러한 업체를 키워나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울은 관련 기업 육성을 위해 융자금, 시설 설비 등 지원을 엄청나게 해주거든요. 그런 면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임주성 대표 마산 로컬 브랜드 <마사나이>입니다. 아이덴티티와 스토리텔링이 명확하고 마산의 라이프스타일을 콘텐츠에 잘 담아낸다고 생각합니다. 마사나이답게, 세련되고 재미있는 방식으로요.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도 좋았지만 앞으로 행보가 더욱 기대된달까요? 



Q. 마지막으로 현재 경남의 문화콘텐츠 기업이 갖춰야 할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조기용 대표 이제는 지역의 콘텐츠 기업들이 지역을 넘어 세계 무대를 넓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프로젝션 매핑을 맡았던 기업 <단밀>을 보더라도 매출의 상당 부분이 해외에서 나오거든요. 우리의 콘텐츠를 소비할 곳이 어디인가? 그 시야를 넓혀보고 그에 맞는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임주성 대표 소비자는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관계된 콘텐츠에 관심을 갖고 경험과 소비를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콘텐츠의 제작 범위를 지역의 역사, 문화 자원 활용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 지역의 라이프스타일을 재해석한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끄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지역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콘텐츠를 경험하고 소비하고 싶은 소비자들이 늘어난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