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토크 [톡톡톡! 토크] 경남에서 문화예술을 더 즐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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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61 / 24-07-26 글 김봉임 / 사진 백동민본문
문화와 예술이 일상이 되는 순간을 꿈꿔본 적이 있는가? 언제 어디서나 경남도민이라면 누구나 문화예술을 누리는 경남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앞으로 인공지능(AI)이 세상을 지배한다지만 여전히 인간을 구원하는 건 문화예술이다. 우리 시대의 화두인 지방 소멸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경남의 문화예술에 더 높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세 명의 전문가와 함께 경남에서 문화예술을 더 즐기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경남 문화예술 분야의
장점이나 경쟁력을 꼽는다면?
-민병권(경남대 미술교육과 교수)
경남은 18개의 시군으로 이루어져 있어 문화의 다양성이 다른 지역보다 풍부하다 할 수 있습니다. 유아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생애 주기별 문화예술 및 문화예술 복지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편인데요. 이를 통하여 예술인들의 활동을 보장하고 장려함으로써 문화예술계의 선순환 구조가 잘 이루어진 것도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라져 가는 국악, 농악, 전통무용, 민속놀이 등 각 지역의 특색이 잘 보존되고 있는 것이 경남 문화예술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종찬(극단 ‘미소’ 예술감독)
경남의 문화예술 가운데 다른 지역보다 경쟁력이 있는 분야를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연극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경남의 연극인들은 결속력이 강하고 창의적인 연극 창작 활동의 보폭이 넓고 뛰어나 전국 연극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력으로 전국연극제(현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단체 대상을 비롯한 연기상, 연출상, 희곡상 등 상을 휩쓸었으며, 거창국제연극제를 비롯한 밀양공연예술축제와 통영연극예술축제, 김해국제아동극페스티벌 등 매년 전국에서 관람객들이 연극을 보기 위해 우리 경남을 찾고 있습니다.
-임경희(아트그레이 무브먼트 대표)
저는 무용 전공자라서 무용으로 국한된 답변을 드릴 수밖에 없는데요. 영남의 엇박자 춤이라든가 신무용류로 전국무용제 개최 등 무대 활동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무용 분야의 브랜드 콘텐츠가 가능하리라 믿고 있습니다.
Q. 현재, 경남 문화예술 분야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민병권(경남대 미술교육과 교수)
아쉬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데요. 원로 예술인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면서 경남 문화예술 자원의 감소와 젊은 인구 유출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형의 문화예술 유산을 이을 수 있는 센터를 설립해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사라질 수 있는 유·무형 문화자산을 이을 수 있는 아카이빙(기록·자료) 작업이 필요합니다.
-김종찬(극단 ‘미소’ 예술감독)
경남은 인근 부산이나 대구에 비해 문화예술 교육기관이 부족하여 예술인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앞으로 경남의 문화예술을 이끌어 나갈 차세대 유망 예술인을 키울 수 있는 전문 교육기관 설립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임경희(아트그레이 무브먼트 대표)
가장 아쉬운 점을 하나 꼽자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공연장에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는 것 같아요. 공연장에 관객들이 꽉 차야 현장의 감동이 배가되고 예술인들도 더 좋은 작품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텐데 많이 아쉽습니다.
Q. 경남의 청년 예술인들을
양성하기 위한 방법?
-민병권(경남대 미술교육과 교수)
제가 2013년에 들렀던 함안의 무진정은 한적한 유적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기존 낙화놀이를 다양한 콘텐츠로 만듦으로써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변했습니다. 기존의 시선이 아닌 새로운 문화를 기획하는 힘은 청년 문화예술인들에게서 나오는데요. 청년 문화예술인들이 기성세대보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에 청년 예술인들에게 일자리를 보장하고 활동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종찬(극단 ‘미소’ 예술감독)
내년에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을 분리하여 문화콘텐츠 산업의 싱크 탱크 역할과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할 (재)경남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으로 나눈다고 하는데요. 경남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 분리는 디지털 시대에 가상현실(AR)과 증강현실(VR) 그리고 영화, 음악, 방송, 게임 등 콘텐츠 산업 분야에 관심이 많은 청년 일자리 창출은 물론 새로운 청년 인재들을 우리 경남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임경희(아트그레이 무브먼트 대표)
경남에 청년 문화예술인이 없는 것도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지역 소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요. 반짝하는 단기적인 지원 사업이 아니라 지역의 발전 전망과 함께 장기적인 전략 속에서 청년 문화예술인 양성 사업에 접근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Q. 경남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과제가 있다면?
-민병권(경남대 미술교육과 교수)
경남 문화예술을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과제는 경남도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예술을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오프라인 공연뿐만 아니라 온라인 영상을 통해 예술인들의 창작물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다면 경남의 문화예술 생태계가 더 활성화될 것입니다. 요즘 예술계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지자체에서 예술인 복지에도 신경을 많이 써주어서 다양한 문화예술이 꽃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운데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해야 할 것입니다.
-김종찬(극단 ‘미소’ 예술감독)
최근 경상남도는 ‘경남 문화예술 비전 2030’을 통해 내년도 예산을 지금보다 1.5배 증액 편성하겠다고 밝혀 많은 예술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아무쪼록 다양한 관계자들의 의견을 고루 청취하여 힘들게 계획을 세운 만큼 우리 경남 문화예술의 백년지대계를 위해 창작의 실질적인 주체인 예술인 및 예술 단체들이 자유롭게 작품 활동에 임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지원이 골고루 잘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임경희(아트그레이 무브먼트 대표)
문화예술 지원이 더 확대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현재 지원으로는 상업적으로 활동하는 소규모 문화예술인들만 혜택을 받고 순수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못 받는 게 현실입니다. 지자체 지원을 대폭 확대해서 순수예술 분야를 육성하면 좋겠습니다.
-김종찬(극단 ‘미소’ 예술감독)
경남의 전문예술법인·단체는 270개(2024년 5월 기준)로 전국에서 서울 310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전국 평균(105.4개)의 2.6배 정도로 높았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지역민들의 문화예술 행사 관람률은 전국 하위권을 맴돌았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문화예술의 공급은 넘쳐나는데 이를 관람하고자 하는 수요는 턱없이 모자란다는 것인데요. 개인 예술가는 물론 문화예술 중간 지원 조직인 예총이나 협회 등에서 작품의 질적 향상에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