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트렌드 [방구석 연극제] 지역 감성을 가득 녹여내다 - 2024 제16회 통영연극예술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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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61 / 24-07-26 글 화유미/ 사진 백동민, 통영연극예술축제위원회본문
더우면 더운 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무대와 배우, 희곡, 관객 연극의 4요소가 갖춰졌으니 축제는 계속된다!
지난 7월 12일부터 21일까지 10일간 진행된 통영연극예술축제는 고요한 듯 뜨겁고 잔잔한 듯 활기가 넘쳤다.
역대급 라인업
연극의 심장, 바다의 땅 통영에서 2005년 제1회 통영소극장축제로 시작한 통영연극예술축제가 올해로 16번째 개최됐다.
7월 12일부터 21일까지 열흘 동안 통영시민문화회관, 벅수골 소극장, 통영시 일원 생활 속의 공간에서 열렸다.
올해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유명한 작품들로 가득한 라인업이다. 전국의 순수예술을 지향하는 극단의 탄탄한 공연들로 일정표가 꽉 찼다. 개막작인 한국연극협회 통영시지부의 ‘하얀 파도’는 해양오염의 실태와 삶의 갈등 속에서 바다를 살리고자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제42회 경남연극제 단체대상, 연기대상, 우수연기상, 희곡상까지 수상했다. 일제강점기에 징용을 갔던 두 청년의 이야기 ‘섬’은 진주 극단 현장의 작품으로 제23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 최우수 스태프상, 최우수 무대 예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참가작인 극단 초인의 ‘스프레이’, 제43회 서울연극제 대상을 수상한 극단 창작조직 성찬파의 ‘반쪼가리 자작’ 등이 무대에 올랐다.
통영연극예술축제 기획사무국장이자 자문위원장인 제상아 위원장은 “올해 라인업이 너무 좋다 보니 개막작인 ‘하얀 파도’를 본 관객들이 작품에 매료돼서 다음 공연도 보고 싶다고 예약을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작품이 좋으니 축제가 덩달아서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축제의 폐막작은 극발전소301의 ‘까멜리아’로 통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역사, 독립운동가 김철호 이야기로 막을 내렸다.
다 같이 즐긴다! 직접 찾아가는 연극예술축제
통영연극예술축제의 가장 큰 묘미는 생활 속 어디든 자연스럽게 무대가 되고 함께 어울린다는 것이다. 행사 장소를 통영시민문화회관과 벅수골 소극장 외에도 생활 속의 공간이라고 해둘 만큼 통영 곳곳으로 직접 축제를 배달해 준다. 지난 7월 19일 통영에서 제일 먼 곳에 위치한 도산초등학교 체육관은 축제의 열기로 뜨거웠다.
“작년에도 본 적 있어요”라며 우레와 같은 함성을 쏟아내는 전교생은 진정 축제를 즐기는 챔피언 같았다. 학생들이 관람한 ‘마트쇼(MArt show)’는 마임극으로 공연을 준비하는 클라운(광대)이 마트에서 장을 보듯이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관객의 도움으로 쇼를 시작한다. 요요, 디아볼로 등의 저글링 묘기와 마술을 선보일 때마다 학생들은 박수 세례를 보냈다.
제상아 위원장은 “‘꿈사랑나눔 스테이지’라고 해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원래는 ‘생활 속의 스테이지’였어요. 소외 지역으로 찾아가서 무대와 객석에서 배우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거죠. 저희가 예전에는 섬에도 가서 공연을 했어요. 섬에 가면 관광객도 많아서 자연스럽게 빠져들어 많이 즐기셨죠”라고 말했다.
더 지역적으로, 글로컬 아트마켓 플랫폼
관광과 예술이 어우러진 고장, 통영에 잘 어울리는 축제인 통영연극예술축제는 지역 문화자원을 토대로 가치를 확장하고 사라져 가는 이야기를 복원해서 관객들에게 보여주자는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 개막 공연 외에도 개막 ‘맞이굿’으로 남해안별신굿을 펼친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이번 축제의 콘셉트를 ‘글로컬 아트마켓 플랫폼’으로 잡은 것도 지역 축제를 통해서 지역의 문화예술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그 가치를 알려 전국적, 세계적으로 글로컬 아트마켓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2019년도에 극단 벅수골이 이탈리아 7개 단체와 MOU 체결을 시작함으로 해서 뿌리를 뻗치다가 올 초에 리투아니아까지 다녀왔어요. 이탈리아와 리투아니아 단체가 축제에 참가하겠다고 드디어 온 거죠”라며 제상아 위원장은 극단 벅수골에서 통영연극예술축제를 진행하면서 버팀목이 되고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14일 무대에 오른 리투아니아 Youth Theater SAULA의 ‘Three Loved Ones(사랑하는 세 사람)’의 관객 반응은 뜨거웠다. 공연은 마을 사람들의 오래된 리투아니아 전통을 반영하는 재미있고 장난기 많은 코미디극으로 전통춤과 노래가 가미돼 보는 재미를 더했다. 제상아 위원장은 “박수 소리가 대단했어요.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이 배우들과 사진도 찍고요. 리투아니아 극단은 청소년 극단이었는데, 초청한 이유가 통영에도 연극 동아리가 2개 있거든요. 서로 협업을 해본다든지, 문화 교류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어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