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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68 발행월 : 2025.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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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토크 어째서 그녀의 웹툰은 이토록 재미있는 건데 〈웹툰 작가 ‘파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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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69 / 25-04-23 김달님 사진 백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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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해 보자. 만약 ‘하트시그널’과 같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한 남자 주인공이 여성 출연자가 아닌 담당 PD를 좋아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황 설정만으로도 주인공들의 좌충우돌 로맨스가 궁금해지는 이 이야기는 ‘파운드’ 작가의 웹툰 〈어째서 출연자들이 내게 고백하는 건데!〉 (이하 어출고)의 주요 내용이다. 2022년 카카오페이지 연재 당시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109만 8000뷰의 누적 조회수를 기록한 ‘어출고’의 진짜 주인공. 경남웹툰캠퍼스 입주 작가인 ‘파운드’ 작가를 만나 그녀의 웹툰 세계를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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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출고>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창작자를 만나면 매번 그 사람의 시작이 궁금해진다. 파운드 작가 또한 마찬가지.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는 그녀는 ‘어째서’ 웹툰 작가로 데뷔하게 되었을까. 


“사실 저는 만화를 그리기보단 보는 걸 더 좋아했고요. 대학 때도 게임 일러스트 쪽에 더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 제가 웹툰을 선택한 건 투자 회수에 대한 열망이랄까요?(웃음) 지금껏 제 전공에 투자한 만큼 내 그림으로 돈을 버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 마침 2016년에 웹툰 붐이 일어났어요. 모두가 웹툰을 시작하던 시기에 저도 함께 뛰어든 거죠.”


무작정 뛰어든 웹툰 세계였지만, 데뷔는 빠르게 이루어졌다. 그녀가 22살에 그린 <인간계의 정석>은 신인 작가 등용문으로 불리던 <네이버 웹툰>의 ‘도전만화’를 거쳐 <폭스툰>에서 정식 연재 기회를 얻었다. 데뷔의 기쁨과 처음 확인하는 독자들의 반응은 즐겁고 달콤했다. 하지만 웹툰 작가에게 중요한 건 데뷔 다음에 있다는 걸 그녀는 연재 종료 후 긴 공백기를 겪으며 깨달았다. 


첫 작품은 짧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그렸다면, 다음 작품은 스토리와 플롯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다. 성실함을 무기로 미스터리, 판타지, 로맨스 장르에 다 도전해봤지만 모두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런 그녀가 <어출고> 스토리를 구상하게 된 건 2021년 부산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한 부산웹툰마스터클래스에 참가한 덕분이다.


“선배 작가에게 멘토링을 받는 프로그램인데 당시 웹툰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던 저에겐 정말 좋은 기회였어요. 그때 들었던 조언이 ‘그림체가 로맨스와 잘 어울린다’라는 것과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에서 하는 로맨스가 제일 재미있다’라는 거였는데요. 마침 <하트시그널>과 같은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었고, 만약 저 상황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될 로맨스는 어떤 걸까 상상을 하다가 시작된 것이 바로 <어출고>였어요.” 


<어출고>는 작품 구상과 더불어 연재 기회도 빠르게 찾아왔다. 시놉시스만으로 이미 재미가 보장됐기 때문 아닐까. 2022년 5월 경남웹툰캠퍼스* 작업실에 입주한 계기도 안정적인 작업 환경과 루틴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2022년 10월부터 약 1년간 <카카오페이지>에 연재한 <어출고>는 독자들의 큰 사랑 속에 누적 조회수 109만 8000뷰를 기록했고, 미국으로 수출되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완결까지 거의 실시간 연재를 하는 마음으로 1년을 보냈다는 파운드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꾸준히 따라와 준 독자들이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인물에 몰입해서 함께 기뻐하고 설레며 때론 화를 내는 반응들이 재밌었어요. 나에게도 이런 정성 가득한 독자들이 있구나 감동받기도 했고요. 제가 생각하는 독자는 ‘재미있는 걸 계속 탐구하는 사람’이에요. 저 또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며 활력과 희망을 얻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까?’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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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작가


파운드 작가는 말한다. 데뷔도, 연재의 기회도 자신에게 많은 운이 따랐던 것 같다고. 하지만 오직 성실한 창작자만이 ‘운’을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데뷔 이후 끝없이 그림을 그렸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웹툰 작가에게 꼭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물었다. 


“우선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아야 해요. 인물을 그릴 때도 도움이 되지만, 내가 만나는 타인이 결국 독자이기 때문에 그들이 무엇을 재미있어 하는가를 아는 게 중요하거든요. 동시에 혼자만의 긴 작업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고독을 좋아해야 하죠. 이보다 더 중요한 건 건강이에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데뷔 기회는 어떻게든 와요. 그보다 어려운 건 그다음이죠. 어차피 이루어질 꿈, 꾸준히 롱런하기 위해선 무조건 체력이 필요해요. 그러니 웹툰 작가를 꿈꾸는 분들은 일단 운동을 시작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연재 종료 후 휴식기 없이 다음 작업에 몰두한 파운드 작가는 4월 1일 차기작 <내 부리에 키스해줘!> 론칭을 앞두고 있다. 웹툰 플랫폼 <블라이스>를 통해 공개되는 이 작품은 비둘기 머리를 가진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판타지 로맨스다. 과연 웹툰 속 인물들은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되는 걸까. 비둘기 머리를 가진 남자를 사랑하는 건 정말 가능할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면 이미 이야기에 빠져들었다는 것. 호기심과 기대를 안고 파운드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벚꽃 흩날리는 봄날 한 번도 상상한 적 없는 사랑이 우리의 마음을 마구 뒤흔들 테니.


경남웹툰캠퍼스  |  웹툰 제작 체험부터 교육, 웹툰 사업화 연계, 성장 지원까지 웹툰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일련의 과정을 지원한다. 도내 거주 예비·기성 작가들에게 입주 공간을 지원하고 입주 작가에 대해서는 창작 장비도 대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