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토크 [이 사람이 사는 법] “게임은 어디서든 태어날 수 있고 어디로든 갈 수 있죠” - ㈜공감오래콘텐츠 윤민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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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68 / 25-03-28 글 임승주 사진 백동민 ㈜공감오래콘텐츠본문
경남에도 게임 개발자들이 모여 있고, 직접 개발한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일까지 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생각해 보면 스마트폰과 PC 등 기기 그리고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서든 게임 플레이는 물론 게임 개발도 가능한데, 사람들은 ‘이런 일들이 김해에서도 가능하냐?’라고 자꾸만 묻는다. 공감오래콘텐츠는 게임 개발 교육을 진행하며 개발자를 양성하고, 개발한 게임들을 테스트하는 퍼블리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공감오래콘텐츠 윤민형 대표가 생각하는 게임 콘텐츠 산업과 지역의 관계 그리고 글로컬이라는 지향점에 대해 들어보았다.
Q. 학창 시절부터 게임을 좋아하셨다고요. 그런데 게임을 즐기는 것과, 게임을 만드는 일은 전혀 다르잖아요. 어떻게 게임 콘텐츠 기업을 설립하게 되었나요?
제가 중학생 때 리니지라는 게임이 나왔는데, 한창 할 때는 하루 8시간씩 했어요. 또래들이 다 그랬듯, 공부보다 게임이 훨씬 좋았고, 게임 안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정말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게임 플레이를 좋아해서 바로 게임 개발로 연결된 것은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나만의 장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 그것이 창업으로 연결된 경우였죠. 애초에는 ‘공감오래-콘텐츠제작소’로 시작해 행사, 축제, 컨벤션 기획, 디자인 관련 사업을 했고요. 처음에 3명으로 시작한 회사가 10명쯤 되었을 때, 더 빠른 시간에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해 피버팅(사업모델 전환)을 통해 자사 브랜드 ‘마이미’를 개발했습니다. 마이미스튜디오를 통해 게임을 개발하고, 마이미글로벌센터를 통해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방식이죠.
Q. 직접 개발한 게임과 성과도 궁금한데요.
‘디펜던’이라는 게임이 있는데요. 타워들이 자유롭게 위치를 바꿀 수 있고 타워들끼리 합칠 수도 있는 디펜스형(방어형) 게임이에요. 고등학생 때부터 저희 회사와 함께했던 직원이 만들었는데요. 정식 출시 이후 PC와 모바일 버전으로 3만 장 이상 판매됐고, 국내 구글플레이·앱스토어 유료 게임 1위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소울원더’ ‘함대전투-배 키우기’ ‘판타지 터치’ 등의 게임을 개발해 론칭했고, 직접 만든 게임을 가지고 도쿄 게임쇼, 싱가포르 게임스컴 아시아, 지스타 등 글로벌 게임 전시회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경남에서 게임을 팔아보자, 게임은 어디로든 갈 수 있으니까
Q. 하나의 게임을 선보이는 데는 스토리 구상부터 그래픽 구현 그리고 마케팅까지 많은 과정이 필요한데요. 이 중 공감오래콘텐츠가 가장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게임 개발은 하나의 분야만 잘해서는 완성할 수 없어요. 요리를 재료 한 가지로 단번에 완성할 수 없는 것처럼요. 개발도 잘해야 되고, 판매 등 퍼블리싱도 잘해야 하죠. 저희는 퍼포먼스 기획과 디자인, 마케팅팀으로 시작했고,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는 팀에 개발자들이 합쳐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설립 3년 차인 지금은 어떻게 하면 글로벌 게임 판매 등 퍼블리서 역할을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이 가장 큰데요. 올해는 유통망 구축, 홍보‧마케팅 부문까지 여러 회사들과 같이 인프라를 형성하는 등 고도화하는 단계에 서 있습니다.
Q. ‘마이미’ 브랜드도 그런 배경에서 나오게 된 거군요?
네, ‘마이미’라는 브랜드로 게임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마이미게임즈에서 게임을 출시하고, 마이미게임잼을 통해 매년 개발자들과 함께 2박 3일간 게임을 개발하는 프로그램도 열고 있죠. 마이미글로벌센터를 통해 게임 개발 교육도 하고, 학생들이 만든 게임을 가지고 글로벌 론칭도 하고. 또 어떻게 하면 유저들에게 잘 어필하고 잘 팔 수 있을까 마케팅 테스트도 진행하고요. 그렇게 스팀(Steam·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 소프트웨어 유통망)에 저희가 지금 유통하고 있는 게임이 다섯 개 정도 됩니다. 올해 사업도 게임 제작 교육, 게임 서비스망에 판매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두 가지에 집중될 것 같아요.
정보와 기술을 교류할 수 있는 기회와 네트워크가 필요
Q. 지역에서 게임 콘텐츠 기업을 운영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뭔가요?
‘지역에는 게임 개발자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게임이라는 콘텐츠는 스팀이라는 글로벌 플랫폼에 등록된 이상 이게 어디에서 생산됐는지는 누구도 따지지 않는데도 말이죠. 좋은 게임이면 되는 거죠. 콘텐츠 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전 세계에 유저들이 있다는 것이고, 콘텐츠를 개발하는 여건 역시 수도권일 필요가 없죠. 저희가 교육센터를 운영하는 이유도, 지역이 어디가 됐든 역량 있는 개발자들을 육성하겠다는 의미이고요. 어려움이라고 한다면 시니어 개발자가 많지 않다는 것? 초기 개발자들을 가르치고 이끌어 줄 선도자와 네트워크가 부족하다는 것이 어려움이죠. 그래서 경남콘텐츠산업협회도 만들어서 나름의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고요. 성공한 개발자들을 초청해서 특강을 듣거나, 기술 교류회 등의 교육 활동을 마이미교육센터를 통해서 하고 있습니다.
Q. 공감오래콘텐츠에서 진행하는 행사 중 가장 큰 행사가 ‘마이미게임잼’이죠?
네, 게임 개발자들이 모여서 2박 3일 동안 하나의 게임을 만들어보고 론칭까지 해보는 행사인데요. 올해도 개최할 겁니다. 작년에는 370명 정도가 지원했는데, 경남 바깥에서 더 많이들 오세요. 초보 개발자 그리고 현직 시니어 개발자들을 적정 비율로 뽑아서 팀을 이루도록 하고, 개발 과정에서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죠. 마이미게임잼은 게임을 만들어보는 경험도 제공하지만, 디스코드(게임에 특화되어 있는 SNS 커뮤니티)를 통해 몇천 명의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어요. 앞으로도 탄탄한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프로젝트 개발부터 글로벌 론칭까지 이어지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Q. 기업 특성상 젊은 층이 많은데, 사내 분위기는 어떤가요?
다들 20, 30대이긴 한데요. 흔히들 ‘청년들은 경남을 떠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저희는 정반대예요. ‘김해드림’을 꿈꾸는 친구들이거든요. 김해라는 지역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을 보내고, 성인이 된 지금도 지역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 하는 친구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내가 살아온 지역에서,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다면 떠날 이유가 없는 거죠.
Q. 창업 직후부터 꾸준히 ‘매출 1조 원이 목표’라고 하셨는데, 변함없으신가요?
변함없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게임 IP 하나를 성공시켜서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고요. 게임 콘텐츠 시장이 워낙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강하기 때문에,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한 인프라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게임을 만들었을 때 이 정도 수익은 보장받는다’라고 한다면, 게임 콘텐츠 산업에 뛰어들고자 하는 청년들이 더 많아질 수 있겠죠. 교육하는 저희도 보람 있을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