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서 알려드리는 소식지 웹진 Vol. 32

‘마을’, ‘사람’의 가치를 더한 청년 복지가 이우석 ‘소소서원’ 대표

경남문화기자단 강상도

 요즘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마을의 가치를 높이고 공간을 내어주고 함께 마을을 만들고 개인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재능이 모여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꿈꾸는 마을 중심의 사회복지를 지향하는 청년 복지가 이우석(39) 대표를 만났다.


 양산의 물금 범어리에 한적한 언덕 위 하얀 집이 소소서원이다. 현대적 건물 외관과, 내부의 한옥 인테리어가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카페 입구에는 방문객들이 기증한 인문학 도서뿐만 아니라 이 대표가 소장한 문학과 비문학 서적이 가득 찼다. 이웃주민과 카페에 오는 손님들의 마을 책방이기도 한 이 공간에 서원이라는 단어가 독특하지만, 이 대표와 이야기하면서 그 뜻을 헤아릴 수 있었다.


소소서원


 이 대표의 사회복지에 관한 인연은 늘 삶에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 삶을 즐기고 즐겁게 해 준 학문이라 그 이유는 분명하다. 고등학생 때 막연하게 사람을 돕는 직업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회복지를 희망했지만 지금은 대학에서 배운 학문적 가치를 동네 사람들과 이웃하며 동네에서 소박하고도 재미나게 살아가는 일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오롯이 담겼다.


 그 꿈의 시작이 2011년 양산 물금읍에 ‘소소봄’이라는 카페를 열었고 그 후 ‘소소서원’으로 자리를 옮긴 이유는 새로운 공간에서 마을 사람들과 오래 함께 하고자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10년을 더 하고 싶은 마음에 소소서원에서 마을의 재미나고 추억될만한 이야기를 많이 만들고 싶었다고, 책도 같이 읽고 음악도 같이 듣고 그림도 같이 그리고, 글도 같이 쓰며 마을일도 함께하는 일들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마을책방


 동네에는 아이들이 자라고, 청년이 활동하고, 어른들이 살펴봐 주는 일상이 계속 남아주기를 바라는 것들이 이 대표의 보편적 삶의 가치다. 서원(書院)이라는 이름도 그런 의미에서 들여다보면 함께하는 ‘마을책방’ ‘사랑방’이라는 큰 뜻이 연결되었다.


 소소서원 10년의 이야기 속에는 40회의 마을활동 프로그램의 성과가 녹아있다. 음악공연, 마술공연, 도서관 프로그램이 종종 열렸고 동네 작가 초청 북 콘서트, 동네 주민과의 소소한 모임도 열었다. 얼마 전 이 대표는 양산시립 중앙도서관에서 Zoom화상회의로 마을 책방 소소서원의 지난 10년의 활동을 안내하여 마을을 알리기도 했다.


양산출신 인디가수 성해빈씨의 정규앨범 전국투어


 마을과 주민의 보편적 사회복지란 마을은 마을 주민들이 살아가기 좋은 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그 사례로 마을버스는 저상버스로 운영하고, 마을의 가게들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민들은 자신의 삶을 지역에서 누리기에 불편함이 없어야 하고 혹시 불편함이 있다면 이를 개선하는데 장애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지역에서 청년의 역할에 대해서는 지역에서 청년이 머무를 수 있을까요?라고 의문을 던졌다. 먼저 좋은 직장이 지역에 많지 않았고 특히 대도시의 집중으로 인해 놀이문화도 인프라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는 것. 청년인구는 점점 줄어가는데 이를 지지하고 격려할 친구가 없다고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따라서, 잘 살아남는 방법을 알아가고 터득하고 다음 청년들에게 공유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이를 위해서 지역이 청년의 보편적 복지를 많이 서비스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하루의 대부분 시간을 카페에서만 보내고 있지만 주민과 마을을 위한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복지는 멈출 수 없는 이우석 대표의 숙명이다. 이 대표는 틈틈이 매월 책모임에서 지정한 도서를 읽고 있다. 3월의 책은 전통을 중시하는 인도 가족의 장남 고골리의 삶을 통해 이민 2세대가 겪는 갈등과 아픔을 그려낸 줌파 라히리의 《이름 뒤에 숨은 사랑》 책이다.    


서유미 작가와의 책모임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속가능성이 있는 마을카페가 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싶다. 최근에는 책방으로도 등록이 돼 사회복지 전문 책방으로 동료 사회사업가와 함께 책을 나누고 모임도 하면 배움을 얻고 사람과의 관계를 마을에서 계속 이어가고 싶은 바람이 있다”라고 밝혔다.    


마을과 주민의 삶의 가치를 생각하는 그의 꿈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주민과 소통하고 공유하는 마음이 결국 믿음을 주고 함께하는 삶의 공간이 더욱 알차게 뿌리내릴 것으로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