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을 꿈으로 채워가는 ‘밀양 미리미동국’
경남문화기자단 김승리
지난 7월호 웹진을 통해 고용노동부의 <2021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에 대해 소개할 수 있었다. 지난 내용이 ‘경남 문학관’에서 활동하는 신중년 작가들에 관한 내용이었다면, 이번 기사를 통해서 밀양의 문화예술플랫폼 ‘미리미동국’에서의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과 <경남예술인 파견지원사업>의 콜라보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밀양 미리미동국은 낙동강을 앞에 둔 공간으로, 12명의 지역 작가가 상주하며 여러 체험 활동이나 공방을 운영하는 문화예술플랫폼이다. 최근 밀양 문화도시 센터와 밀양시의 요청으로, 미리미동국 내에 시민들이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진장 문화예술 거리’를 만들고자 <신중년 사회공헌활동>의 작가 4분과 <예술인 파견지원사업>의 작가 5분이 모였다.
신중년 사회공헌활동과 예술인 파견지원사업은 거의 동일한 일을 하지만, 구분을 위해 연령별로 나눈 사업이라고 한다.
두 사업 모두 다양한 활동 분야(동양화, 회화, 연극, 무용 등)의 사람들을 모아 일정 기간동안 일자리를 보장해주며, 전공을 살린 작업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미리미동국 책방 외부 인테리어 |
미리미동국 책방 내부 인테리어 |
지금까지 5개월 정도의 시간을 들여 진행된 미리미동국의 프로젝트는, 과거 낙동강이 불면 잠기는 이유로 사용되지 않았던 집 7채를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 시키고자 진행되었다. 사업을 통해 파견된 작가들은 이러한 공간의 활용과 컨셉, 인테리어 등에 관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일반적인 건축업자나, 행정을 하는 사람들은 생각하지 못하는 방향을 새롭게 조명하기 위함이다.
문으로 재탄생한 장롱 문 |
테이블로 재탄생한 창살 문 |
이번 취재를 통해 작가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공간 구성에 참여한 공간을 함께 돌아다니며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낡은 집을 허물고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사용하면서 새로 꾸미는 것이기에 작가들은 기존의 집에 있던 사물과 예스러운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자 노력했다. 사진으로 보이는 장롱 문을 활용한 문이나, 창살문을 테이블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그 예이다.
점빵으로 사용될 진장상회 전경 |
담을 따라 만들어진 독특한 형태의 작품 |
이렇게 꾸며진 공간은 점빵(가게를 일컫는 경상도 사투리. 특히 동네의 구멍가게를 지칭하는 말로 쓰임.)으로 사용되거나, 전시공간, 책방, 휴식공간 겸 커뮤니티 룸 등으로 사용 될 예정이라고 한다. 사진에 보이는 진장 상회의 간판이나 벽의 살짝 낡은 듯 그을린 판자들은 참여 작가들이 직접 작업한 것이라고 한다.
10월 초에 오픈될 진장상회의 내부 |
진장 문화 예술거리 |
아직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단계로, 공간의 오픈은 10월 초로 예정되어 있다.
기존에도 체험학습과 같은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던 미리미동국이지만, 새로 만들어진 공간은 좀 더 ‘청년 지원’에 집중될 예정이다. 신중년을 비롯한 기성세대가 아이디어를 내어 만들고 꾸민 공간을 청년들이 사용한다는 점에서 이 공간은 더욱더 의미가 있다.
내부 회의를 진행하는 신중년 사회공헌 활동 참여 작가들
신중년 사회공헌 활동의 예술인 리더 장선자 씨는 이번 사업을 통해 혼자만의 시간을 위주로 생활할 수밖에 없는 작가들이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생각의 변화를 가질 수 있었고, 작가 혼자 하는 작업 이외에 타인과 함께할 기회가 되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고정수입이 없는 작가에게 고정적인 수입과 출퇴근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작가 생활과 사회생활의 완충적 매개체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미리미동국의 상주 작가이자 신중년 사회공헌 활동의 참여 작가인 하수영 (섬유공예) 은 나이도, 전공도 다른 작가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만나고 서로 인연을 쌓을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으며, 미리미동국이라는 소집단이 이번 협업을 통해 확장되고, 문화의 거리로 발전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고 좋았다고 전했다.
추후 공간이 완성되어 그 자리에 새로 입주하게 될 청년작가들과 어우러짐이 기대되는 진장 문화예술 플랫폼 미리미동국. 많은 이용객과 함께 도시와 예술인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좋은 선례로 남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