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과 예술의 융합 ‘ArtButton 전’
경남문화기자단 이은희
무더위가 한 풀 꺾인 초가을,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는 예술과 과학이 만나는 신선한 전시회 개최가 한창이다. 모든 영역들이 4차 산업 혁명 시대와 연결되는 주제로 변모를 꾀하고 있고, 예술도 그 대열에 길을 같이하고 있다. 융・복합 창작 공연 초연결, 초지능, 인공지능에 대한 키워드에 걸맞은 융합예술은 영역의 경계가 모호하고 각 영역이 혼재되어 나타나 새로움을 더한다. 이번 전시는 미래를 연결하는 과학 영역과 예술 영역을 결합하여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들의 취지가 담겨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김태은, 소수빈, 윤대원, 윤성필, 이지연, 한진수 등으로 과학과 예술이 결합하여 또 다른 예술로 변모하는 과정을 기계와 영상, 실험적인 프로그래밍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과학이라는 기술과 예술이라는 감성이 만나 상상하는 것을 현실에서 직접 실험해보며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영감과 의문을 준다. ‘융・복합 콘텐츠’나 ‘융합예술’이라는 이름이 주는 의미만으로 전시회를 접근한다면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실제 경험하고 체험하는 작품 감상은 놀이와 실험에 가까워 더욱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번 전시는 S, R, T의 세 가지 주제를 갖고 있으며, S는 Science, R은 Rest, T는 Together로 나누어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미래의 과학기술과 예술을 만나보자.
Science버튼 1
식물이 움직인다면 이렇게 움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전시관 한쪽 공간에서 쉼 없이 움직이고 있는 기계를 보면서 ‘식물이 생각을 한다면 햇빛이 많은 곳으로 또는 물이 있는 곳, 더 살기 좋은 곳을 찾아 이동하겠구나.’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소수빈 작가는 생물이 자연적 진화가 아닌 기계적 진화를 통한 상상을 표현한 것이며, 작가의 인터뷰에서도 현재 융복합 연구를 하며, 예술과 알파, 다른 요소가 결합된 형태에 대한 연구, AI, 빅데이터, 아두이노, 3D프린터, 신소재, 바이올로지 같은 형태를 작품에 가져와서 작품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며 작품을 표현하고 있다.
소수빈 작가 소개 및 작품 |
소수빈 작가의 작가인터뷰 영상 |
소수빈 작가의 작품 ; 신-생태계의 휴리스틱 |
상상을 현실로 그리고 예술과의 연결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예술을 보면서 느낀 점은 기계의 진화로 예술과 과학 사이엔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게 생물일 수도 인간일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작가들은 기계와 생명체와의 합의점을 찾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Science버튼 2
이지연 작가는 순환 규칙을 통해 화폐의 죽음에 대한 의미를 프로그래밍 하였다. 일상의 모습에서 존재와 영원성을 포착하여 미디어로 담아내었다. 우리들의 일상도 CCTV로 보면 이러한 모습처럼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Rest버튼 1
윤성필 작가는 인간의 살아있음에 대한 물음에서부터 현실, 그리고 우주에 대한 사유를 통해 표현했다. 그러므로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움직임에 대한 자성을 활용하여 변화되는 반응성으로 그에 대한 응답을 한다. 또한 ‘넓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F-04’는 중력에 의한 본래의 형태로 회귀하는 자동차를 통해 작가의 세계관을 담아내고 있다.
Rest버튼 2
모순적 순간에 대한 표착으로 키네틱 아티스트 한진수 작가는 로우-테크놀로지(low-technology)를 활용하여 작업을 선보였고 Painting Machine은 변수에 대한 결과물로 불예측적인 과정이다. 그러므로 결과물 또한 작가가 예상하지 못하고, 관객이 결과를 보는 것이 아닌 과정을 봄으로 변화하는 이미지를 감상하게 된다. 작가는 기계가 의미를 지니는 모순적 순간에 초점을 맞추어 시간의 흐름을 조응한다.
Together버튼 1
들어오면 입구에서 ‘우리 같이 해봐요.’라고 안내하는 것 같은 김태은 작가의 작품은 이미지와 결합하여 새로운 상상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상상 속의 벽화를 관객을 참여시켜 볼 수 있어, 관객들의 머무름이 많이 일어나는 작품이다. 특히 이러한 작품은 어린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빛이 나오는 버튼을 누르면 나비, 사람 등이 갑자기 튀어나와 신기하기도 하고, 소리의 음파에 따라 빛이 움직이기도 하여 관객들은 자신의 신호에 작품이 반응하는 광경을 두고 떠나갈 줄 몰랐다. 버튼을 누르면 무엇이 나올까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아름답기도 하고, 놀라기도 한 작품에서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느낄 수 있었다.
작가의 인터뷰에서 김태은 작가는 한국 사회에 조성된 여러 현상들에 주목하면서 비과학적인 자세로 과학적인 작품을 시작하였으며, 외계 생명체가 지구를 자전하고 있는 기차의 에너지에 지원을 받아 살아가고 있는 설치작품 등을 통해 표현했다. 앞으로는 가상현실을 매체로 활용해 만들고 싶고, 한국 사회에서의 집단화된 현상에 대한 작품을 하고 싶다고 전한다.
작품 |
김태은작가 인터뷰 |
Together버튼2
윤대원 작가는 Connection이라는 단어로 관객과 공감과 소통을 통해 이야기를 한다. 인간에 대한 탐구와 존재의 실체로 인식되는 세계와 실체 없이 인식되는 세계 사이를 집중한다. 따라서 관객이 작품으로 들어와 LED 불빛을 연출하여 자신이 존재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들을 통해 연결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방법으로 빛을 활용하여 관객을 주체적으로 참여시키며 주체성을 높인다.
관객들이 발로 버튼을 누르면 빛이 들어오거나, 빔-프로젝트와 연결되어 있는 화면에 레이저 포인터의 버튼을 누르면 빛이 흩어 뿌려져 화면에 점들이 분사되어 관객마다 멋진 작품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융합이라는 단어가 주는 거리는 아직은 일상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 주는 전시는 예술과의 거리를 좁혀주는 것 같다. 관객이 작가의 의도에 대한 생각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고, 과학 작품과 예술의 경계성이 모호해지는 지점도 볼 수 있었다. 전시관에서의 ‘누군가는 진짜 살아있는 그림이야. 그림이 살아있다면 이렇지 않을까’라고 말을 건네고 했다. 아트 버트전의 전시실 작품들이 움직이지 않고 반응하지 않으면 작품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과학과 예술이 융합되면서 역동성을 부여한 까닭이 아닐까 생각한다. 작품의 역동성과 주체성을 부여하여 과학과 예술의 융합, 작품과 관객의 융합으로 앞으로의 예술의 다양한 실험이 기대된다.
전시 |
작가인터뷰 영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