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서 알려드리는 소식지 웹진 Vol. 36

제6회 남해군 미술협회 그룹전

경남문화기자단 김조숙

남해유배문학관 전경

남해군 미술협회가 제 6회 ‘남해군미술협회展’을 열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경남지역 예술인들은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작에 소요되는 비용을 벌 수 있는 기회가 극히 적어졌다. 전시회를 통해 관람객과 만날 수 있는 통로가 막혔고 작품을 판매해 재창작에 투자할 길이 거의 차단되어 있는 실정이다. 강의로 벌던 부수입도 없어진 예술인들이 허다하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남해군 미술협회(회장 공태연)는 제 6회 회원展을 개최하여, 남해군민을 비롯한 경남지역민들이 예술을 누리도록 기여했다. 전시회는 9월 10일부터 9월 26일까지 남해유배문학관 전시실에서 열렸다. 남해군 미술협회 회원 100여 명 중 총 50명이 참가했다. 회화, 서예, 목공예, 조각분야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제6회 남해군미술협회 전시회 
회화·서예·목공예·조각작품 총 50점 


남해군 미술협회는 2021년도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지역문화예술육성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지원금이 전시회를 여는 데 실제로 어떤 도움이 되었으며 전시회 준비 과정은 어떠했는지, 전시회를 기획한 공태연 회장을 만나 보았다.


공태연회장작품 - 바람으로부터 


공태연 회장은, 남해군미술협회를 설립한 중요 인물 중에 한 사람으로 이탈리아 피렌체 국립 미술대학을 졸업한 인재이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대한민국 각 지역에서 개인전 44회를 가졌고 그룹전엔 무려 400여회 참가하였다. 창작을 하는 미술인으로서도 미술 사업을 경영하는 아트디렉터로서도 연륜이 쌓여 있다. 사실 예술가들은 자신의 창작에 있어서 전문가이지 그 외의 분야에 대해서는 서툴 수뿐이 없다. 그래서,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나 군 단위 공모사업에 지원을 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행정업무는 공태연 회장과 몇 명의 회원 몫이다. 이번 남해군미술협회展을 준비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공태연 회장은 선선히 말했다. 허나 내용을 들어보니, 그리 만만한 과정은 아니었다.


천정의 자연광으로 비추는 작품들


아래의 내용은 이번 전시회를 취재하며 기자가 보고 느낀 바임을 밝혀둔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지원금 삼백만원은 전시회 도록을 만드는 데도 빠듯한 비용이었다. 도록을 제작하는데 팔아야 하는 발품이나 소요비용, 시간에 대한 것은 모두 자원봉사이다. 남해군에선 이번 전시회에 별 지원을 하지 않았다. 전시장인 남해유배문학관에 거는 현수막 외에는 없었다. 남해군의 행정이 문화예술에 깊은 관심이 없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남해군은 올해 2021년도에 ‘찾아가는 전시회 3회와 정기회원展’의 지원금 이백십만 원을 임의 책정했다. ‘찾아가는 전시회’는, 문화예술에서 소외된 지역이나 공공장소를 찾아 전시회를 여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3회의 전시회와 회원전을 이백십만 원의 경비로는 열 수 없다. 남해군 미술협회가 남해군의 지원금을 수용하지 않은 까닭이다. 남해군이 이렇듯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을 하는 이유는, 문화예술부문에 전문위원이 없기 때문이다. 심의를 하는 과정에 예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비전문가들이 개입하기 때문이다(예를 들면, 총천연색을 입혀야 하는 고급 재질의 도록 값을 일반 인쇄소 형 책자 가격에도 못 미치는 ‘5,000원*300부=1,500,000원’이라는 식으로 정하는 것이다.) 남해군엔 제대로 된 공공 전시관도 없다. 남해유배문학관의 전시실이 유일하다. 허나, 회화를 전시하기엔 적절하지 않은 공간이다. 천정에서 내려오는 자연광은 액자 유리에 반사되어 작품을 관람하는데 방해가 된다. 작품들을 비춰 주어야 하는 조명조차 없다. 열악한 전시실이다. 또한 남해군은 군이 주도하는 건축 사업에 미술작품이 필요하면, 지역 예술가들이 아닌 외부 예술가들의 작품을 고가에 사들인다. 이렇듯 남해군의 지역예술인들은 남해군의 행정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다. 큰소리 내서 말하는 예술인들은 없지만 다들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시회를 관람하는 시민 


제6회 남해군미술협회展은, 그러한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창작에 몰두한 남해군 미술인들의 열정과 노고의 산물이다. 2022년도부터는 남해군지자체가 실질적이고 합당한 행정을 펼쳐, 남해군 미술협회를 포함한 문화예술인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기를 바란다. 또한 이를 통해 남해군이 문화예술의 바다로 출렁이는 고장이 되기를 희망한다. 남해군 미술협회는, 남아 있는 2021년도의 문화사업으로 ‘찾아가는 전시회’를 자력으로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 행보에 힘찬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