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서 알려드리는 소식지 웹진 Vol. 32

다시 시민의 품으로, ‘마산 시민극장’을 지켜온 사람들

경남문화기자단 정유미

시민극장 정면 

 1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채 문을 닫은 지 26년 만에 마산 창동 ‘시민극장’이 지역 예술인과 지역민, 그리고 지자체가 힘을 모아 다시 문을 열었다.

 옛 창동의 전성기 시절 대표적인 장소였던 ‘시민극장’은 1946년 문을 열어 창동의 쇠퇴기와 더불어 1995년 7월 폐관하였다.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마산지회(이하 마산예총)는 옛 ‘시민극장’ 건물을 임대해 시민들의 추억을 간직한 옛 이름 그대로 ‘시민극장’을 운영한다. 마산예총은 지역 문화유산의 맥을 잇기 위해 2020년 하반기부터 여러 차례 창원시와 협의를 거쳐 옛 ‘시민극장’ 건물을 활용한 소극장 운영 사업을 추진하였고 창원시와 마산예총의 자체 예산을 투입해 지난해 12월 공사를 시작했다.

시민극장 내부 통로

 ‘시민극장’이 문을 닫고 그동안 옷가게, 롤러장 등 상업적 시설로 이용되어 오다가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문을 닫고 공간이 비어 있었다. 공사가 시작되고 철거부터 시설작업 하나하나에 지역 예술인들이 힘을 모아 나섰다.

 이곳의 재탄생 과정에 참여한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예산 절약을 위해 직접 공사현장의 보조 인력이 되기도 하고, 아침 이른 시간부터 저녁까지 무보수로 봉사하였다. 긴 시간 리모델링 작업이 이어져 고구마나 부침개 등 간식도 손수 마련하여 나누어 먹고, 필요한 운영자금도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내어 극장을 만드는 데 꼬박 3개월 24일, 다시 시민들에게 문을 활짝 여는 개관식을 가졌다.


시민극장 후원명단 명패

 새롭게 개관한 마산문화예술센터 ‘시민극장’은 규모 377㎡(약 114평)에 1층은 공연장(120석)과 문화 예술 수업이 가능한 프로그램실, 2층은 전시를 위한 갤러리와 분장실, 공연연습실을 갖추고 있다. 공연장의 객석 의자 하나하나도 후원하자는 캠페인이 조용히 시작되어 기부자들의 후원금으로 공연장의 객석 의자를 채웠다.


  

시민극장 공연장 

  

후원으로 갖춘 시민극장 공연장 객석의자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 누구나 와서 참여할 수 있는 동아리들의 재능 발표 공간, 때로는 영화도 한 편 보고, 여러 장르를 여기서 함께 할 수 있는 곳으로 옛 추억을 머금고 새 옷을 입어가는 ‘시민극장’이다. 이곳은 지역문화 예술인들의 사랑방이자 지역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고 문화 예술을 누리는 사랑방으로, 또 문화와 예술 창작의 거점으로도 그 몫을 톡톡히 할 것이다.


공연연습실


 경기 침체로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났던 ‘시민극장’이 지역의 예술인이 참여하는 민요교실, 난타 등의 예술 수업이 전개되고 있으며, 갤러리에서도 추억을 되살리는 전시 등 연이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또한, 공연장에서 추억의 영화 상영과 연극, 음악회 및 다채로운 예술 공연들도 펼쳐지고 있다. 


 지역 예술인들이 힘을 모아 이룬 마산문화예술센터 ‘시민극장’의 재개관도 의미 있지만 그들의 활동무대로 극장이 탄생하여 시민들에게 볼거리, 즐길 거리로 문화향유의 장을 펼쳤다는 것 또한 새겨봄직한 가치이다.


 ‘시민극장’의 재탄생이 문화예술공간으로 생명력을 길게 이어가려면 예산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아직 부족한 시설의 보완과 공연장 스피커 등 필요 장비 구입도 다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를 위해 지역민, 지자체 그리고 출향민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조금의 성원이 보태어지면 시민극장의 걱정이 덜어질 수 있다.


시민극장 외부사진


 다시 찾은,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 지역 문화예술공간인 시민극장의 활발한 활동을 위해 지역민의 관심과 예술인의 참여, 그리고 끊이지 않는 문화예술의 에너지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