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에 울리는 대금가락, ‘산청 기산국악당’
경남문화기자단 정유미
아직 가을이라고 하기에는 햇살이 따가운 토요일 오후, 산청 대나무숲의 정취와 어우러지는 우리나라의 전통 관악기 가락 국악공연이 열렸다. 이번 공연은 ‘2021 산청국악축제’의 일곱 번째 국악공연으로, 이 공연을 위해 대금산조 예능 보유자인 이생강 명인이 기산국악당을 찾아주었다.
산청군과 기산국악제전위원회는 지난 6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 ‘산청국악축제’를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공연 때마다 코로나19 방역수칙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무대 주변에 안전요원을 배치하여 대면 공연을 무사히 진행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예능보유자인 죽향 이생강 명인이 출연했다. 기산국악당에서도 야외공연장인 대밭극장 무대는 대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한낮의 햇살도 댓잎이 가려주고 대숲 바람도 연주 가락과 어울려 자연과 하나 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대나무 사이사이 자연이 선사한 나무에 관객들은 자리를 잡고 자연의 베풂을 누리며, 입술에 닿는 악기를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명인의 모습에 감탄했다.
연주자인 이생강 명인은 1960년 5월 생애 첫 유럽 순회공연에서 현지의 극찬을 받는 등 해외에서 먼저 두각을 나타냈고, 이후 국내에서도 꾸준히 후학양성에 힘써 1973년에는 국민훈장 목련장을, 2013년에는 문인 국악 대상을 받았고, 2016년에는 세계명품브랜드대상과 등 국내외에서 최고로 평가 받는 국악계의 대부이다.
산청 기산국악당 대밭극장에서 펼쳐진 명인의 국악기 가락이 토요일 오후의 더위를 밀어내고 가을을 재촉하는 듯 했다. 84세의 나이에도 국악에 대한 대나무처럼 곧은 기풍이 느껴지는 명인과 그의 연주를 진심으로 존경하는 듯한 관객의 어울림이 아름다운 산청국악축제의 여운이 오래 이어지리라 여긴다.
관객